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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투자할수록 담는 ETF가 결국 몇 개로 줄어드는 이유

  • 기준

투자를 오래 하다 보면 오히려 보유한 종목 수가 줄어드는 시기가 오곤 한다.

처음엔 좋다는 상품을 다 담아보고 싶지만, 몇 년 지나면 결국 손이 가는 건 몇 개 되지 않는다는 걸…

은퇴를 준비하든,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든 결국 필요한 ETF는 열 손가락 안에서 정리된다.

해외 계좌에서 직접 사는 미국 ETF로 좁히면 보통 세 가지로 귀결된다.

미국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VOO, 기술주와 성장주 중심의 QQQM, 배당을 꾸준히 주는 SCHD 정도면 웬만한 포트폴리오의 기본 틀은 갖춰진다고 본다.

국내 계좌에서 세금이나 환전 걱정 없이 비슷한 효과를 내고 싶다면 국내에 상장된 미국 ETF를 고르면 되는데, S&P500이나 나스닥100을 따라가는 상품, 채권 같은 안전자산을 섞은 혼합형 상품, 배당 성장주 중심 상품 정도가 많이 쓰인다.

여기에 한국 주식이 장기적으로 오른다고 믿는다면 코스피200을 담는 국내 ETF 한두 개를 더하는 정도다.

흥미로운 건 이 목록에 딱히 화려한 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수익률을 몇 배로 뻥튀기하는 레버리지나 유행하는 테마형 상품이 아닌, 가장 기본이 되는 지수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땐 이 정도 조합만 알아도 충분하고, 더 공부하고 싶을 때 하나씩 넓혀가도 늦지 않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지금 증시가 너무 높은 건 아닌지, 지금 사도 괜찮은지 하는 걱정이다. 실제로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계속 바꾸고 있고, 금융 시장에서도 목표가를 계속 올리는 분위기다.

반대로 환율은 올해 초보다 내려와 1400원대 초반을 보이고 있다. 달러 자산을 원화로 바꿨을 때 수익률이 적어 보이는 시기일 수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같은 원화로 달러 자산을 더 많이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대표 지수 투자에는 딱 정해진 최적의 매수 타이밍이 없다는 생각이다.

투자할 돈이 준비된 바로 그 순간이 자신만의 매수 타이밍인 셈이다. 정말 중요한 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5년이나 10년을 보고 꾸준히 모아가는 태도다.

물론 사자마자 주가가 떨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환율이 내려가 수익이 줄어들어 아쉬울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파도를 넘어서야 비로소 시장의 흐름을 몸으로 이해하게 된다는 말에 나 역시 동의한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ETF 시장에서는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했다.

여러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0.01% 안팎까지 낮춰서 투자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수수료가 싸다는 점만 강조한 상품 중 일부는 배당금을 주는 방식이나 안내 과정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정 상품이 무조건 문제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수수료 최저 같은 문구만 믿기보다, 운용보고서나 배당 내역 같은 공시 자료를 직접 한번 점검해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본다.

은퇴 시점에 따라 ETF 조합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자산을 크게 늘려야 하는 시기에는 성장 중심 지수 ETF를 가져가고, 매달 생활비나 현금이 필요한 은퇴 이후에는 커버드콜 상품을 조금 섞어주는 방식이다.

JEPQ 같은 미국 커버드콜 상품이나 국내 위클리 커버드콜 상품을 배당 ETF와 함께 담아 매달 용돈처럼 현금을 만드는 구조다.

다만 커버드콜 방식은 주가가 크게 오를 때 상승폭을 다 누리지 못할 수 있고, 세금 계산 방식도 상품마다 다르다. 그래서 단순히 눈에 보이는 배당률 숫자만 보고 덤비기보다 세금 문제까지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개별 주식을 직접 사는 것과 ETF에 투자하는 것 중 무엇이 나은지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투자에 많은 시간을 쏟기 어렵거나 은퇴를 앞둔 사람일수록 ETF가 더 잘 맞는다고 본다. 여러 종목에 알아서 나누어 투자해 주고, 알아서 비중을 맞추는 구조라 매매 시점을 챙기기 힘든 사람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워런 버핏의 말처럼 S&P500 하나만 꾸준히 모아가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여러 ETF로 나누자는 쪽과 하나로 끝내자는 쪽 모두 일리가 있어서, 결국 내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가짓수가 몇 개인지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주변을 보면 매달 50만 원씩 정해둔 비율대로 몇 개 상품에 나눠 담으며 시작하는 사례가 많다.

국내 상장 미국 ETF를 위주로 짜고, 본인 소득 범위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매달 꾸준히 넣는 방식이다.

연금저축 계좌를 활용해 몇 년 동안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모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환율 변동으로 수익률이 주춤할 때도 예적금보다는 낫다고 여기며 묵묵히 비중을 조절해간다. 결국 복잡하고 화려한 기법보다 이런 덤덤한 반복이 결실을 맺는다는 인상을 받는다.

여러 생각과 논의를 종합해 보면 메시지는 간단하다. 주식 종류를 자꾸 늘리기보다 핵심 몇 개를 골라 오래 들고 가는 힘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주가가 너무 올랐다고 불안해하거나 환율 때문에 매수를 미루기보다, 스스로 정한 목록 안에서 묵묵히 사 모으고 은퇴 시점에 맞춰 구성만 조금씩 바꿔가는 게 가장 마음 편한 투자법이다.

다만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글일 뿐 특정 상품을 추천하는 건 아니니, 실제 투자할 때는 운용보고서나 수수료, 세금 정보를 직접 확인해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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