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어느 부부의 은퇴 준비 이야기
2021년 연말정산 때 세금을 아껴보려고 연금계좌에 700만 원씩 넣기 시작한 게 투자에 눈을 뜨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2010년부터 매달 10만 원씩 10년 동안 넣었던 연금보험도 2년 전에 증권사로 옮겨서, 지금은 매년 1800만 원씩 한도를 꽉 채워 넣고 있는 상황이다.
6년 차가 된 지금 평가액은 1억 3500만 원 정도이고 그중 원금은 9400만 원가량이라고 한다.
목표는 55세에 연금을 받으며 은퇴하는 것
남편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연금계좌에 6500만 원, 연금보험에 8600만 원 정도를 모아두어서, 둘이 합쳐 앞으로 6년 정도 더 모으면 각각 4억에서 5억 사이의 자산을 만들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그 돈으로 부부 합산 월 300만 원, 즉 한 사람당 150만 원씩 배당금을 만들어 생활할 수 있을지…
내 나름대로 몇 가지 생각이 정리됐다.
가장 먼저 떠오른 방법은, 은퇴 전까지는 연금저축이나 IRP 같은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절세계좌 안에서 미국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대표 지수 ETF를 꾸준히 모으는 전략이다.
그러다 실제로 은퇴하고 연금을 받는 시점이 되면 매달 배당을 주는 커버드콜 ETF로 갈아타는 거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TIGER 미국S&P5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이나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 같은 상품이 대표적이다.
각각 연 10%, 연 15% 수준의 배당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상장 이후 1년 남짓한 동안 실제로도 이 목표에 맞춰 배당금을 꼬박꼬박 지급해왔다.
이 상품들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일부만 팔아서 주가가 올라갈 때 따라가는 힘은 어느 정도 남겨두고, 동시에 매달 안정적인 현금을 쥐여주도록 만든 구조다.
쉽게 말해 주가 상승의 기회와 매달 나오는 배당금이라는 두 가지 장점을 적절히 섞어둔 셈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목표 수치일 뿐이라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제 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늘 조심해야 한다.
만약 모아둔 돈 중 3억 원 정도를 이런 상품에 나눠 담는다면 월 1% 수준, 그러니까 매달 300만 원 정도의 현금을 만들어내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남은 1억에서 2억 원 정도는 계속해서 지수 ETF처럼 성장에 집중하는 상품에 묻어두고 자산을 키우는 역할을 맡기면 좋다. 매달 쓸 생활비도 얻고, 남은 자산은 계속 커지게 만드는 일석이조의 포트폴리오가 되는 셈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5억 원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본 사례도 기억에 남는다.
55세에 은퇴 자금 5억 원이 있을 때, 1억 원은 만약의 사태나 주가 하락에 대비한 비상금으로 떼어두고, 나머지 4억 원으로 투자를 돌리는 방식이다.

이 4억 원을 국내 주식 커버드콜에 1.2억, 금융주 커버드콜에 8천만 원, 미국 배당주 커버드콜에 1억, 그리고 순수한 나스닥100 지수에 1억 원으로 나누어 담는다.
이렇게 나누면 세금을 떼기 전 기준으로 매달 340만 원 정도가 들어오고,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빼더라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매달 29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가 된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바로 건강보험료다.
은퇴 후 직장이 아닌 지역가입자로 바뀌면 매달 받는 배당금에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2026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율은 7.19%이고 여기에 장기요양보험료까지 덧붙는다.
1년에 배당으로 4천만 원 정도를 받는다면 매달 27만~28만 원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세전으로 들어오는 배당금만 보고 계획을 세웠다가는 나중에 실제 통장에 찍히는 금액을 보고 크게 당황할 수 있다.
이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데는 국내 상장 ETF가 비과세 혜택 덕분에 유리하긴 하다. 하지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컸다 보니 은퇴 자금의 절반 가까이를 국내 상품에 묶어두는 게 과연 안전할지는 고민해볼 대목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시장 중심으로 판을 짜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이건 정답이 있다기보다는 각자가 시장을 얼마나 믿는지, 그리고 위험을 얼마나 참아낼 수 있는지에 따라 비중을 조절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건 연간 1500만 원이라는 사적연금 기준이다.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에 넣어서 세액공제를 받았던 원금과 투자 수익을 합쳐서 연간 1500만 원 넘게 연금으로 찾아 쓰면, 초과한 금액만이 아니라 전체 연금 수령액에 대해 세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연금을 받는 기간을 길게 늘려서 매년 받는 돈을 1500만 원 이하로 맞추는 절세 전략이 필요하다. 다행히 세액공제를 받지 않고 넣었던 원금에서 나오는 돈은 이 한도 계산에서 제외되므로, 내 돈이 어떤 종류의 원금인지 미리 꼼꼼히 챙겨둘 필요가 있다.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계좌의 납입 한도도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1800만 원, ISA 계좌까지 합치면 매년 38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는데, 웬만큼 소득이 높지 않고서야 매년 이 한도를 다 채워 넣는 것부터가 엄청난 저축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옛날에 들어둔 연금보험을 증권사로 옮기려는 분들도 많다. 이때 꼭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세액공제 혜택을 받던 연금저축 성격의 보험이라면 증권사 연금저축계좌로 옮길 수 있지만, 단순히 세금 비과세 혜택만 받던 일반 저축성 연금보험은 증권사로 이전 자체가 불가능하다.
회사에서 납입금 일부를 지원해줬던 상품이라도 마찬가지이므로, 옮기기 전에 내가 가진 보험이 이전 가능한 상품인지, 옮겼을 때 회사 지원이 끊기지는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월 300만 원이라는 현금 흐름은 4억에서 5억 원 정도의 자금과 최근 유행하는 커버드콜 상품들을 잘 활용하면 세금을 떼고도 충분히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목표라는 점이다.
다만 그 과정에는 국내외 비중을 어떻게 나눌지, 연금 세금 기준 1500만 원을 어떻게 맞출지, 매달 나가는 건강보험료는 얼마일지 같은 꼼꼼한 계산이 따라붙는다.
이런 세부 사항을 미리 챙기지 않으면 막상 은퇴 후 통장에 찍히는 돈을 보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은퇴를 6년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이런 현실적인 고민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은퇴 준비의 절반은 성공한 게 아닐까 싶다.
이 글은 특정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며, 언급된 분배율은 모두 목표치 또는 과거 사례로 실제와 다를 수 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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