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가 왜 이걸 샀지…”
처음엔 기업 분석도 해보고, 실적 발표도 따라가고, 나름대로 논리를 세워서 샀는데 결국 손에 남은 건 손실과 허탈감뿐이었다.
오를 것 같아서 샀다가 떨어지고, 조금 오르면 너무 일찍 팔고, 다시 오르는 걸 보며 후회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눈이 ETF 쪽으로 향하게…
그래서 평생 들고 갈 ETF, 딱 4개만 고르면 뭐가 맞을까?
왜 하필 4개인가?
연금저축, IRP, ISA, 일반계좌~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절세 계좌가 딱 네 가지다. 그러니까 각 계좌에 하나씩 대표 종목을 채운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4개라는 숫자가 나온다.
물론 꼭 계좌당 하나일 필요는 없지만, 종목이 너무 많아지면 관리도 어렵고 어느 순간 뭘 왜 사고 있는지 모르게 된다. 그렇게 복잡해지느니 처음부터 단순하게 가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많은 장기 투자자들이 종목을 한때 20개 가까이 늘렸다가 결국 비슷한 종목끼리 겹치는 걸 발견하고 압축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늘리기는 쉬운데 줄이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공감되는 대목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근본 4종목…
장기 ETF 포트폴리오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종목들이 있다. 특별히 새롭거나 신기한 것들이 아니다.
S&P500
미국 대형주 500개를 담은 지수 추종 ETF다. 미국 경제 전체에 베팅하는 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역사적으로 장기 수익률이 안정적이고, 어떤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든 이게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내에서는 KODEX 미국S&P500, TIGER 미국S&P500 등 여러 운용사 버전이 있고, 미국 직접 투자라면 VOO나 QQQM 대신 SPY, IVV 등이 해당된다.
나스닥100
기술주 중심의 미국 상위 100개 기업에 투자한다. S&P500보다 변동성은 크지만 그만큼 장기 성장 기대치도 높다.
실제로 QQQ의 10년 연평균 성장률이 20% 안팎이었다는 수치가 거론되기도 한다. 국내 ETF로는 KODEX 미국나스닥100, 미국 직투로는 QQQ, QQQM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배당다우존스 (SCHD)
배당 성장에 초점을 맞춘 ETF다. 주가 상승보다는 꾸준한 배당금 지급이 핵심이다. 노후에 현금 흐름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 이 종목의 진가가 나온다고 본다. 단, 연금저축 계좌 안에서 세금 없이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절세 계좌에서 모아가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코스피200
국내 대형주에 분산 투자하는 ETF다. 한국에 살면서 원화로 생활한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국내 지수도 일부 담아두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투자 기간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모든 사람이 같은 ETF를 같은 비율로 사야 하는 건 아니다. 투자 기간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에 따라 접근이 달라진다.
15년 이상 버틸 수 있다면, 나스닥100 단일 또는 높은 비중으로 가는 전략도 충분히 논리가 있다. 변동성이 크더라도 시간이 그걸 희석시켜준다는 논리다.
10년 내외라면, 나스닥100과 S&P500을 반반 가져가거나, S&P500 중심으로 조금 더 안전하게 가는 편이 낫다.
하락을 크게 경험해본 적 없다면, 레버리지나 나스닥 단일보다는 SCHD처럼 배당 중심의 덜 자극적인 ETF가 맞을 수도 있다. 심리적으로 버티는 게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30대 후반이라면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 나스닥100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모아가다가, 은퇴 10년 전쯤부터 배당 중심 ETF로 비중을 옮기는 방식이 많이 언급되는 패턴이다.

계좌별로 역할을 나누면 더 깔끔하다.
절세 계좌를 잘 활용하면 같은 ETF를 사도 세후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계좌별로 어떤 ETF가 어울리는지 정리해보면 이렇다.
연금저축 + IRP: 장기 성장 중심. S&P500, 나스닥100이 핵심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연금 수령 시점까지 세금이 미뤄지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ISA: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다. 커버드콜 ETF처럼 분배금이 자주 나오는 상품을 담으면 절세 효과가 크다. 현금 흐름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계좌다.
일반계좌: 절세 혜택이 없으므로 세금이 덜 발생하는 구조의 상품이나, 절세 계좌에 담기 어려운 미국 직투 ETF를 활용하는 공간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평생 모을 ETF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정리하다 보면 반대 의견도 눈에 들어온다. 어떤 ETF든 운용사 사정, 시장 변화, 운용 규모 감소 등으로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각이다.
ETF도 결국 그 안에 담긴 종목들의 가치를 반영하므로, 시장이나 업종이 장기 침체에 들어가면 ETF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매일 주식창을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2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큰 그림을 점검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손 놓고 방치하는 것과, 장기 보유 원칙을 지키면서도 가끔 점검하는 것은 다르다.
복리의 힘, 숫자로 보면 달라 보인다.
이 이야기를 이론으로만 들으면 와닿지 않는다.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월 20만 원씩, 연 16% 수익률로 가정하면…
- 10년 후: 약 6,640만 원
- 20년 후: 약 4억 800만 원
- 30년 후: 약 21억 2,800만 원
연 21%로 계산하면 30년 후 약 63억 원이라는 수치도 나온다. 물론 이 수치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숫자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간이 부족한 것이지, 자산이 부족한 게 아닐 수 있다.
월 20만 원도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걸 알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 당장 큰돈이 없어도 시작 자체가 의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집중이냐, 분산이냐?
ETF 투자에서도 이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4개, 5개씩 분산하는 게 맞냐, 아니면 나스닥100 하나에 집중하는 게 맞냐.

분산 투자는 리스크를 줄여주지만, 동시에 수익의 천장도 낮춘다. 집중 투자는 수익 극대화 가능성은 높지만 심리적으로 버티는 게 쉽지 않다.
정답은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시장이 흔들릴 때 팔지 않고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수익률보다 보유 기간이 더 큰 변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커버드콜 ETF는 어떤가?
최근 들어 커버드콜 ETF를 노후 대비나 현금 흐름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매달 분배금이 나오는 구조라 은퇴 후 월세처럼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다만 커버드콜은 주가 상승폭을 일부 포기하고 프리미엄을 받는 구조다. 성장 자산을 극대화하려는 목적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자산을 모은 상태에서 현금 흐름을 만드는 용도로 더 적합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ISA나 일반계좌에서 현금 흐름 목적으로 활용하고, 연금계좌는 성장형 ETF로 채우는 역할 분리 방식이 그래서 나온다.
완벽한 답은 없지만, 시작하는 게 이긴다.
S&P500, 나스닥100, 미국배당다우존스, 코스피200. 이 네 종목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가장 오랜 시간 검증된 조합이다.
거기에 자신의 나이, 투자 기간, 현금 흐름 필요 여부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중요한 건 완벽한 조합을 찾는 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 지금 당장 시작해서 시간을 버는 것이다. 투자에서 가장 아까운 건 잘못 산 종목이 아니라, 사지 않고 흘려보낸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ETF는 그 시작을 가장 부담 없이 만들어주는 도구다. 어렵게 시작할 이유가 없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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