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미국 ETF 얘기가 부쩍 많아졌다. VOO, QQQ는 이제 꽤 익숙한 이름이 됐고, 요즘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QLD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늘었다.
나스닥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데, 이걸 두고 장기면 무조건 된다는 말과 절대 하지 마라는 말이 동시에 돌아다닌다.
도대체 뭐가 맞는 건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흥미로운 유형의 투자자가 있다.
월급날마다 자동으로 ETF를 사두고, 계좌를 몇 년에 한 번씩 열어보는 스타일이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뉴스가 난리를 치든 신경을 끄고 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수익을 잘 챙겨가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사고파는 타이밍을 잡으려다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자주 보면 자주 흔들린다.
매일 차트를 들여다보면서 이번엔 좀 다른 것 같은데 싶은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반면 아예 안 보는 사람은 흔들릴 일이 없다. 그게 이 스타일의 핵심이다.
실제로 구글 주식을 몇 년 묻어뒀다가 어느 날 열어봤더니 많이 올라있었다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 그 사람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그냥 뒀다는 것이다.
QLD는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다.
나스닥이 1% 오르면 QLD는 약 2% 오르고, 나스닥이 1% 내리면 QLD도 약 2% 내린다. 수익이 클수록 손실도 크다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있다.
바로 음의 복리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이 있다고 하자. 어느 날 50% 떨어지면 50만 원이 된다. 다음 날 50% 올라도 75만 원이다.
원래대로 100만 원이 되려면 100%가 올라야 한다. 이게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약점이다. 크게 흔들리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생각보다 많이 깎여나간다.
그래서 단기로 QLD를 들고 있으면 시장이 횡보만 해도 손해를 볼 수 있다. 레버리지 ETF를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는 시각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그러면 장기로는 괜찮을까?
이게 핵심 질문이다.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백테스팅 결과를 보면, QLD를 10년 이상 적립식으로 보유했을 때 수익률은 상당히 좋게 나왔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충격 같은 대폭락을 모두 통과한 데이터를 넣어도 결과는 우상향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녀 계좌에 2000만 원을 세팅해두고 6년이 지났더니 8000만 원이 되었다는 경험담도 존재한다.
물론 이건 나스닥이 크게 올라준 시기와 겹쳤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앞으로도 반드시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장기투자 = 무조건 안전이라는 말도 틀렸고, 레버리지 = 무조건 위험이라는 말도 틀렸다.
중요한 건 어떤 조건과 성향을 가진 사람이 투자하느냐다.
실제 논의에서 등장한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QLD 장기 적립이 잘 맞는 사람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첫째, 계좌를 자주 안 본다.
폭락장에서 계좌를 열어보지 않으면 공황 매도를 할 일이 없다. 오히려 자동적립이 묵묵히 싸게 사주고 있는 것이다. 공포를 느끼려면 숫자를 봐야 하는데, 안 보면 공포 자체가 없다.
둘째, 투자 기간이 정말 길다.
10년, 15년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중간 폭락은 그냥 더 싸게 사는 기회가 된다. 적립식이기 때문에 폭락이 오히려 반갑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셋째, 시드 전체를 QLD에 몰아넣지 않는다.
VOO 같은 1배수 지수를 함께 가져가거나, 일부만 레버리지로 운용하는 식으로 분산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넷째,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한다.
1000만 원이 반토막 나는 것과 10억이 반토막 나는 것은 심리적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다. 시드가 커질수록 레버리지 비중은 줄이는 게 맞다는 조언이 있었다.
반대로 QLD가 맞지 않는 상황도 분명히 있다.
폭락장에서 -50%짜리 숫자를 보고도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머릿속으로는 어차피 오를 거야라고 알고 있어도 막상 큰 금액이 반토막 나는 걸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또 은퇴 시점이 가까울수록 레버리지 비중을 점점 줄여야 한다.
은퇴 직전에 폭락이 오면 회복할 시간이 없다. 이건 레버리지 ETF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주식 투자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레버리지는 그 충격이 2배라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위기 신호를 보고 일부 익절한 뒤 저점에 다시 들어오는 전략을 구사하고 싶다면, 그건 레버리지 ETF를 제대로 다루는 방식이다. 다만 그 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되냐는 또 다른 문제다.
투자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항상 같은 결론에 이른다.
어떤 ETF가 좋냐는 질문보다, 내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
QLD가 과거 데이터상 장기 우상향이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70%까지 떨어지는 구간을 버텨낸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의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버텨낸 사람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그때 계좌를 잘 안 봤다거나 자동적립이라 신경을 껐다는 것이었다.
투자 공부를 많이 해서 좋은 결과를 낸 사람도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넣어뒀더니 오히려 잘 됐다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정보가 많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자신의 성향을 먼저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것, 그게 QLD를 고르는 것보다 훨씬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이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항상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