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오래 해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아는 사람이 주식으로 수십억 벌었다더라. 그런데 정작 그 방법을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이 대부분 비슷하다.
한 종목에 전부 다 넣었고, 그전에 한 번 크게 망해본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연히 접한 어느 증권사 직원의 이야기가 그걸 잘 설명해준다. 수십 년간 고객들을 직접 상대해온 그가 말하는 주식 갑부의 공통 조건은 딱 세 가지였다.
첫째, 한 번은 크게 망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한 종목에 전 재산을 몰아넣는 이른바 몰빵을 했다는 것이다.
셋째, 신용이나 레버리지를 활용해 실제 가진 돈보다 더 큰 금액을 굴렸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 소액을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면 리스크는 줄어들지만 한 번에 인생이 바뀔 만큼의 수익도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전 재산을 한 종목에 넣고 레버리지까지 썼을 때 그게 맞아 떨어지면 단기간에 자산이 몇 배, 심하면 수십 배로 불어난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멈춰야 한다. 이 세 가지가 갑부의 조건이라면, 동시에 파산의 조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식으로 거지된 사람의 특징 세 가지와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이 사실 본질을 꿰뚫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30년 이상 증권사에서 일한 한 전직 직원이 남긴 경험담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퇴직금 2억 원으로 한 종목에 올인해서 28억까지 불린 고객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못했다.
딱 한 번만 더 하면 100억 된다는 생각에 계속 레버리지를 쓰다가 결국 1억도 남지 않게 됐다고 한다.
그 후에도 다시 신용 투자를 했다가 상장폐지를 맞아 전부 날렸다는 후일담도 있었다.
또 다른 사례도 비슷하다.
코로나 시기에 4억을 신용 투자로 굴려 2억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한 종목에 다시 집중해서 60억을 넘긴 사람도 있었다.
중간에 집을 산다고 8억을 인출한 게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 그 결정이 없었다면 지금 계좌에 남은 2~3억도 없었을지 모른다.
반면 꾸준히 주식으로 150억, 400억을 벌어온 사람들도 있었다.
놀랍게도 그들은 분산 투자를 고수한 사람들이었다. 매년 10~30% 수익을 25년 넘게 유지했고, 공통점은 하나였다.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 부류가 선명하게 갈린다. 한쪽은 벼락부자를 꿈꾸며 모 아니면 도의 방식을 택한 사람들이고, 다른 한쪽은 긴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자산을 쌓아온 사람들이다.

둘 다 큰 돈을 벌었지만 과정과 안정성은 완전히 달랐다.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한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이 날 때는 달콤하지만, 하락장이 오면 담보 부족으로 강제 청산을 당한다.
현금으로만 투자한 사람은 주가가 떨어져도 다음 상승장까지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신용이나 레버리지를 쓴 사람은 그 기다림의 시간을 살 수가 없다.
결국 바닥에서 다 털리고 나서 주가가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온다.
결국 직원이 말한 세 가지 조건은 이렇게 정리된다.
갑부가 되는 길이기도 하고, 완전히 망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성공한 소수의 이야기만 들리는 이유는 망한 다수는 조용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것이 있다. 설령 그 세 가지 방식으로 갑부가 됐다 해도,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성공 후 주식을 끊고 부동산이나 예금으로 전환한 사람은 살아남았다. 계속 같은 방식을 반복한 사람은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타이밍에 멈추는 것, 그것이 어쩌면 진짜 실력인지도 모른다.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이라면 이런 방식은 더욱 신중하게 봐야 한다.
젊을 때는 망해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있다. 하지만 살아갈 날이 정해진 상황에서 전 재산을 레버리지에 걸었다가 회복 불능 상태가 되면 그걸 만회할 방법이 없다.
결론적으로, 주식으로 갑부가 된 사람의 공식은 존재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공식은 절반의 확률로 갑부를 만들고, 나머지 절반은 거지로 만든다.
중요한 건 그 결과가 실력의 차이인지, 타이밍의 운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남의 성공 스토리는 화려하게 들리지만, 그 뒤에 숨겨진 수백 명의 실패 스토리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