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샀더라면…
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사실 투자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자기 자신에게 해봤을 말이기도 하다.
계엄이 선포되던 시기, 시장이 출렁였을 때 KORU라는 종목이 있었다.
관세 충격이 온 시기엔 SOXL이 바닥을 기었다.
작년 하반기엔 샌디스크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점들이 전부 매수 적기였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 그 종목들을 확신을 갖고 크게 들어간 사람은 극소수였다.
왜 그랬을까? 몰라서가 아니었다.
오를 것 같다는 느낌은 있었다.
그런데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소액으로만, 분할로만, 조심스럽게만 접근했다. 결국 수익은 났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걸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껄무새라는 말을 쓴다.
샀더라면, 팔지 않았더라면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다. 사실 이 현상은 나쁜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공부를 하고, 종목을 들여다보고, 나름의 판단을 내린 사람들에게 더 많이 생긴다. 알기 때문에 더 아프다.
FIX라는 종목도 그런 케이스다. 1년 사이에 주가가 5배나 오른 종목인데, 정작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버티브(VRT)도 마찬가지다. 175달러 부근에서 살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에 주가가 올라가 버렸다.
마벨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추천 글을 보고 소량 매수했다가 120% 수익을 냈는데, 나중에 보니 2개가 아니라 2000개를 살 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지점이 있다.
이 종목들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충분한 예고 기간이 있었고, 꾸준히 언급되던 종목들이었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조금만, 일단 지켜보고를 반복했다. 심지어 산 사람들도 일찍 팔아버렸다.
수익이 나도 큰 수익을 챙기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이건 정보의 문제가 아니다. 심리의 문제다.
투자에서 돈을 잃는 건 두 가지 경우다.
하나는 잘못된 판단으로 나쁜 종목을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좋은 종목을 알고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거나 너무 빨리 나오는 것이다.
두 번째가 의외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된다.
그때까지 들고 갈 수 있었을까라는 말도 인상적이다. 맞는 말이다.
주가가 5배 오르는 동안 중간에 조정이 없었을 리가 없다. 20%, 30% 빠지는 구간이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
그때 버텨낸 사람만이 최종 수익을 가져갈 수 있었다.
버티는 게 말은 쉽지만, 실제로 계좌가 빨간불로 물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 큰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흔들리는 멘탈에 있다는 생각이다.
엔비디아를 100달러 초반에 매수했다가 항상 의심하고 많이 못 산 게 반성된다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결과적으로 수익을 낸 사람인데도 후회가 남는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수익을 냈는데도 아쉬움이 생기는 묘한 구조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방향은 있다고 본다.
첫째,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것보다 발굴한 종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먼저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매수 계획, 분할 기준, 목표 수익률, 손절 기준을 미리 세워두면 감정의 개입이 줄어든다.

둘째, 시장이 공포에 휩싸일 때가 오히려 기회인 경우가 많다는 걸 데이터로 이해해야 한다. 계엄이나 관세 충격처럼 뉴스가 악재 일색일 때 주가는 바닥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걸 머리로만 알지 말고 실제 매수로 연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셋째, 20배 종목 하나를 찾는 것보다 꾸준히 종목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먼저다. 운 좋게 한 방에 터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꾸준한 공부와 관심이 좋은 타이밍을 발견하게 만든다.
투자는 결국 반복이다.
한 번의 선택보다 수백 번의 판단이 쌓여서 계좌 성적이 만들어진다. 지금 그때 살 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아쉬움을 다음 기회의 연료로 쓰는 게 낫다.
후회는 자산이 아니지만, 그 후회에서 배운 패턴은 자산이 될 수 있다.
시장은 항상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 기회가 왔을 때 우리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느냐다.
본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 판단은 개인의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