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이름으로 된 계좌에 2천만 원을 채우고 나면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바로 이 돈을 언제, 어떻게 투자하느냐는 문제다. 특히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움직임을 두 배로 따라가는 QLD 같은 레버리지 ETF를 생각한다면 더욱 망설여진다.
나스닥이 장기적으로 성장해 온 건 맞지만, 언제든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 꼭대기에서 사서 아이 돈을 오랫동안 묶어두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왜 2천만 원부터 시작할까?
미성년 자녀에게는 10년 동안 2천만 원, 성인 자녀에게는 10년 동안 5천만 원까지 증여세 없이 돈을 줄 수 있다.
그래서 태어났을 때 2천만 원, 10살 때 2천만 원, 20살 때 5천만 원을 증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 아이의 자산을 미리 만들어주는 셈이다.
증여세가 나오지 않는 금액이라도 증여 신고를 해두면 나중에 돈의 출처를 설명하기가 한결 편하다.
해외 레버리지 ETF를 사려면 사전교육도 확인해야 한다. 교육은 계좌에 돈이 들어 있기 전에도 받을 수 있으니,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증권사의 안내를 먼저 살펴보는 편이 좋다.
한 번에 살까, 나눠서 살까?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지금 한 번에 모두 매수하거나, 몇 달에 걸쳐 나눠 사거나, 주가가 크게 떨어질 때까지 달러로 바꿔 외화RP에 넣어두고 기다리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투자할 돈이라면 지금 한 번에 넣는 것도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하다. 실제로 몇 년 전 아이 계좌에 주식을 사줬을 때는 비싸 보였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 사두길 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반대로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한 주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높은 가격처럼 보여도 몇 년 뒤에는 오히려 저렴했던 시기로 기억될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 기간이 10년, 20년이라면 오늘의 가격만큼이나 돈을 얼마나 오래 투자해 둘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전부 투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눠 사기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 마음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에 가깝다. 돈을 넣자마자 주가가 크게 떨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어야 장기 투자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QLD는 오래 들고 있기만 하면 될까?
QLD는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따라가는 상품이다. 장기간 수익률이 나스닥100의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하루 10% 오른 뒤 다음 날 10% 떨어진다면, 지수는 약 1% 손실을 기록한다. 반면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따라가는 상품은 20% 오른 뒤 20% 떨어져 약 4% 손실이 난다. 등락이 반복되는 시장에서는 이런 차이가 쌓일 수 있다.
따라서 QLD는 언제 매수하느냐뿐 아니라 큰 하락을 견딜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아이 계좌라고 해서 무조건 오래 보유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중간에 큰 손실이 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한 가지 절충안도 있다. 예를 들어 투자금의 70%는 먼저 매수하고, 나머지 30%는 외화RP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후 시장이 크게 떨어지면 남겨둔 돈으로 추가 매수하는 것이다.
다만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를 수도 있으므로, 현금을 얼마나 남길지와 어떤 기준으로 추가 매수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환율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미국 ETF에 투자한다는 건 달러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주가가 올라도 원화가 강해져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기준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수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주식을 나눠 사는 것처럼 환전도 나눠 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일부 금액만 먼저 달러로 바꾸고, 나머지는 환율을 지켜보며 준비하는 식이다. 매수 시점과 환전 시점을 모두 한 번에 맞히려고 하기보다는 부담을 나누는 쪽이 마음은 편할 수 있다.

바꿔둔 달러를 외화RP에 넣어두면 기다리는 동안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금리와 환율은 계속 바뀌므로 수익이 확정된 투자와는 다르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이 계좌는 단순하게 운용하는 게 좋겠다.
아이 계좌에 SCHD 같은 배당 ETF를 섞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여러 상품을 사고팔며 복잡하게 운용하기보다는, 처음부터 감당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을 정하고 꾸준히 이어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해외 주식은 연간 양도차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대해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매도 계획이 있다면 세금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아이의 소득에 따라 부모의 연말정산에서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역시 확인하는 게 좋다.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시장이 크게 떨어질까 봐 아이 돈만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면, 부모 계좌의 주식도 같은 이유로 줄여야 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모 계좌에서는 매달 나스닥이나 S&P500을 꾸준히 사면서 아이 돈만 망설이고 있다면, 시장에 대한 걱정보다 아이 돈으로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큰 것일 수도 있다.
아이 계좌에 투자할 때는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 번에 투자하면 이후 하락이 걱정되고, 나눠서 사면 주가가 계속 올라 더 비싸게 사게 될까 봐 고민된다.
다만 아이에게는 어른보다 긴 투자 시간이 남아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30년 뒤를 생각한다면 지금 몇 퍼센트 싸게 사는 것보다 중간에 큰 하락이 와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돈을 넣을지, 얼마를 남겨둘지, 어느 정도 하락했을 때 추가 매수할지 기준을 정해두는 게 좋겠다. 특히 QLD처럼 변동성이 큰 상품은 수익에 대한 기대만큼 손실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출발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가장 완벽한 매수 시점을 맞히는 게 아니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다. 레버리지 ETF는 일반 지수 ETF보다 가격 변동이 크고 원금 손실 위험도 높다.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세금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내용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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