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몇 년 하다 보면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오랫동안 오를 만한 종목을 모으는 데만 집중하지만, 어느 날 계좌를 열어보고 생각보다 적은 배당금에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
최근 한 투자자의 상황이 딱 그랬다.
일반 주식계좌에 담아둔 국내 반도체 ETF는 -30% 손실을 오가고 있어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고, 국내 주식은 새로 나온다는 생산적 ISA 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잠시 쉬어가기로 했단다.
대신 ISA와 연금저축, IRP 같은 절세 계좌에는 KODEX 미국나스닥100, KODEX 미국S&P500,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3개 종목만 꾸준히 사 모아왔다.
포트폴리오 자체는 꽤 탄탄하다.
다만 자산이 자라는 성장 쪽에 무게가 쏠리다 보니, 배당이 나오긴 해도 당장 손에 쥐어지는 현금 흐름이 약했던 게 아쉬움이었다.
마침 ISA 계좌에 5,000만 원 정도 놀고 있는 현금이 있어, 이 돈으로 국내 상장 미국 커버드콜 ETF를 사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조건은 간단했다. 배당금(분배금)이 조금 적더라도 주가가 잘 안 떨어지고 잘 버텨주는 상품일 것.
커버드콜, 이것만은 먼저 알고 가자.
커버드콜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특정 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그 이상의 수익은 포기하겠다는 약속(옵션)을 팔고, 그 대가로 받은 용돈(프리미엄)을 매달 나눠주는 구조다.
그래서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약간 떨어질 때는 받아둔 돈 덕분에 손실이 줄어든다. 하지만 시장이 폭등할 때는 그 상승 혜택을 다 누리지 못한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흔히 주가 방어라는 말을 들으면 하락장에서도 주가가 단단히 버텨줄 것 같지만, 실제로 줄여주는 손실은 옵션을 팔아 챙긴 수수료 정도에 불과하다.
증시 전체가 20~30% 폭락하면 커버드콜 상품도 같이 급락한다. 대단한 방패라기보다는 넘어질 때 엉덩이를 살짝 받쳐주는 얇은 방석 정도로 생각하는 게 속 편하다.
또 배당과 주가 상승은 시소와 같다. 배당을 많이 주는 상품은 주가 상승 여력이 적고, 주가 상승을 크게 노리는 상품은 배당이 적다.
정답은 없으며, 본인의 투자 성향과 현재 계좌에 담긴 종목 비율을 보고 선택할 문제다.
국내 상장 미국 커버드콜 ETF를 연 배당률(분배율) 순으로 나열해 보면 대략 이런 그림이 그려진다.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이 연 15% 안팎으로 가장 높고, KODEX 미국성장커버드콜액티브가 11-12%,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가 89%, ACE 미국배당퀄리티+커버드콜액티브가 7% 수준이다. (숫자는 시점마다 달라지니 대략적인 흐름 참고용으로만 보자.)
이렇게 줄을 세워 보면 흥미로운 특징이 보인다.
위쪽(높은 배당률)으로 갈수록 기술주 비중이 높아 주가 변동이 심하고, 아래쪽(낮은 배당률)으로 갈수록 우량 배당주 중심이라 주가가 비교적 차분하게 움직인다.
즉, 배당률이 높을수록 주가 움직임도 거칠고, 배당률이 낮을수록 주가도 안정적이다. 배당을 조금 덜 받더라도 주가가 잘 버티는 상품을 찾는다면 목록 아래쪽에서 고르는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이런 조건에 딱 부합해서 자주 언급되는 종목이 있다.
바로 종목코드 441640,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다.
미국 인기 ETF인 DIVO를 벤치마킹해 2022년 국내에 상장한 상품으로,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미국 우량기업에 투자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옵션을 유연하게 조절해 파는 형태다. 매달 중순쯤 배당금을 지급하며 연 배당률은 8% 수준이다.
보유한 주식 전체가 아니라 일부에만 옵션을 걸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때 상승을 따라가는 힘도 제법 살아있다.
실제로 앞서 말한 투자자도 여러 의견을 참고한 뒤 441640을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하는 조건에 잘 맞는 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 다만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이 상품은 S&P500 ETF도 상당수 품고 있어서, 이미 계좌에 S&P500이나 미국배당다우존스를 가진 경우 투자 대상 기업이 꽤 겹친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이미 보유한 동일한 우량주에 매달 나오는 현금이라는 다른 옷을 입힌 셈이다. 다만 완전히 다른 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분산 투자 효과까지 기대한다면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요즘 대세라는 데일리 커버드콜은 뭐가 다를까?
커버드콜 상품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옵션을 대량으로 파는 방식(1세대)이 주를 이뤘다면, 이후 매주 파는 위클리(2세대)를 거쳐 요즘은 매일 조금씩 파는 데일리(3세대) 상품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매일 옵션을 조금씩 나눠 팔면, 한 번에 모아서 팔 때보다 주가 상승기 때 상승분을 놓치는 아쉬움을 줄일 수 있다는 원리다. 따라서 커버드콜을 고를 땐 위클리와 데일리 구조를 함께 두고 비교해 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으로 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은 미국 기술주 100개에 투자하며 나스닥100 옵션을 매일 10% 비율로만 판다.
덕분에 주가 상승분의 약 90%를 따라가도록 만들어졌고, 나스닥 상승세를 꽤 잘 추종하면서도 괜찮은 배당금을 준다.
반면 같은 시리즈인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은 1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미국 배당성장주 100개를 담되, 옵션은 배당주가 아닌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판다는 게 특징이다. 실제 담은 주식과 옵션을 매도하는 지수가 서로 다르다 보니, 증시 상황에 따라 예상과 다른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배당주 커버드콜 분야에서는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 3가지가 단골 비교 대상이다.
시기별로 수익률 우위가 달라 어느 하나가 무조건 좋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2~3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무난하다.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한 종목에 올인하기보다는 두세 개로 나눠 사둔 뒤, 몇 달간 성과를 지켜보고 마음에 드는 쪽으로 비중을 옮겨가는 방식을 추천한다.

유명한 JEPI, JEPQ는 왜 후보에서 제외했을까?
커버드콜 하면 보통 미국 직투 상품인 JEPI나 JEPQ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배당도 푸짐하고 인지도도 높다. 하지만 이번 고민에서는 후보에서 제외하는 게 옳다.
무엇보다 ISA 계좌에서는 해외에 직접 상장된 미국 주식이나 ETF를 매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주식계좌에서 사더라도 배당소득세(15.4%)가 바로 찍혀서 나가므로 ISA나 연금계좌의 절세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한다.
상품 자체의 주가 흐름도 볼 필요가 있다. JEPI는 우상향하기보다 오랫동안 횡보하는 경향이 강했고, JEPQ 역시 상승세를 타긴 하지만 최근에 나온 데일리형 커버드콜에 비하면 상승 추종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배당 중심의 차분한 흐름을 원한다면 나쁘지 않지만, ISA 계좌 현금 5,000만 원 운용이라는 조건에는 국내 상장 ETF를 활용하는 편이 단연 유리하다.
시선을 국내 시장으로 돌려보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이나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 같은 대안도 있다.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금융고배당 커버드콜에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조합하는 전략도 꽤 솔깃하다. 두 상품 모두 꾸준하게 배당을 주면서 단가 부담도 적다.
다만 당분간 국내 주식 투자를 쉬어가기로 결정했다면 지금은 매수하기보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메모해두고, 향후 국내 투자를 재개할 때 활용해보는 게 좋겠다.

5,000만 원, 어떻게 매수해야 할까?
어떤 종목을 사느냐만큼이나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다. 5,000만 원이라는 목돈을 일시에 집어넣기보다는 몇 달에 걸쳐 나누어 매수하는 편이 증시가 흔들릴 때 마음고생을 줄이는 길이다.
그리고 ISA 계좌는 비과세 한도가 정해져 있어, 배당률이 높은 커버드콜을 담으면 비과세 한도가 금방 찰 수 있다.
물론 한도를 넘어서도 9.9% 분리과세라는 저율 과세 혜택이 적용되지만, 핵심은 매달 나오는 배당금을 그냥 쓰지 않고 계속 재투자하는 것이다. 이 재투자 차이가 시간이 흐를수록 큰 자산 격차를 만들어낸다.
정리하자면, 이미 나스닥100과 S&P500, 미국배당다우존스로 성장형 포트폴리오의 뼈대를 튼튼히 구축해둔 상황이라면 커버드콜은 자산을 크게 불리는 주력이 아니라 매달 쏠쏠하게 들어오는 현금 창구 정도로 바라보는 게 타당하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연 15% 수준의 고배당 상품보다는, 연 8% 안팎을 주면서 주가 방어력이 괜찮은 상품이 더 잘 어울린다. 441640(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이 꾸준히 많은 투자자의 선택을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글일 뿐,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다. 배당률이나 수익률은 시점마다 변할 수 있으며 과거 성과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모든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 월급 350 직장인 저축 비율, 1억을 빨리 모으는 현실적인 방법
- 커버드콜 JEPQ ETF 폭락장 시나리오, 배당만 보고 들어가면 놓치는 것들
- 월배당 200만 원 만들기, 커버드콜만이 답은 아니다
- 60세 이후 국민연금 더 낼까 말까, 임의계속가입 손익분기 직접 따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