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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12% 준다는 커버드콜 ETF, 진짜 내 돈이 늘어나는 걸까?

  • 기준

매달 통장에 배당금처럼 분배금이 찍히는 걸 보면 괜히 마음이 든든해진다.

그래서 커버드콜 ETF가 연 12% 분배율을 준다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계산부터 하게 된다. 1억 원을 넣으면 1년에 1,200만 원이 그냥 생기는 건가? 하지만 커버드콜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 계산이 맞는 경우도 있지만 완전히 틀릴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받은 돈과 늘어난 돈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핵심은 분배율과 수익률이 같은 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1억 원을 커버드콜 ETF에 넣고 1년 동안 분배금으로 1,200만 원을 받았다고 해보자.

여기까지만 보면 딱 12%를 번 것 같다. 하지만 1년 뒤 ETF 원금(평가금액)이 9,500만 원으로 줄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받은 분배금 1,200만 원에 남아 있는 9,500만 원을 더하면 총 1억 700만 원이고, 실제로 늘어난 돈은 700만 원(약 7%)뿐이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평가금액이 8,800만 원까지 떨어졌다면 어떨까?

8,800만 원에 분배금 1,200만 원을 더해봐야 딱 1억 원이다. 분배금은 꼬박꼬박 받았는데 내 진짜 재산은 1원도 안 늘어난 셈이다.

쉽게 말해 오른쪽 주머니에 있던 내 돈을 왼쪽 주머니로 옮겨 담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커버드콜을 볼 때 이번 달에 얼마 나왔지?만 확인하는 습관은 다소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함께 봐야 할 건 원금(기준가)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그리고 분배금까지 합친 총수익률이 얼마인지다.

시장 상황에 따라 커버드콜의 얼굴이 바뀐다.

커버드콜은 내가 가진 주식을 바탕으로 상승 시 수익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대신 대가를 받는 계약(콜옵션)을 팔아서, 그 대가로 받은 돈(옵션 프리미엄)을 분배금으로 주는 구조다.

주가가 많이 오르면 그만큼의 상승분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구조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1억 원 기준으로 세 가지 상황을 그려봤다. (실제 수익률이 아니라 구조 이해를 위한 단순한 가정한 예시다.)

첫째, 시장이 1년 동안 10% 오르는 상승장이다.

주식을 그대로 들고 있던 사람은 1억 원이 1억 1,000만 원이 된다. 반면 커버드콜을 가진 사람은 분배금을 받긴 하지만 크게 오른 주가 상승분을 일부 내려놓아야 해서, 분배금 포함 1억 700만 원 정도에 머물 수 있다.

이렇게 시원하게 오르는 강세장에서는 그냥 주식을 갖고 있는 게 훨씬 유리하다.

둘째, 시장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횡보장이다.

일반 주식만 가진 사람의 1억 원은 1년 뒤에도 그대로 1억 원이다. 반면 커버드콜은 주가가 제자리인 동안에도 꾸준히 옵션을 팔아 수수료 수입을 챙긴다.

그 효과를 6% 정도로 단순하게 잡으면 약 1억 600만 원이 된다. 주가는 멈춰 있는데 현금은 계속 들어오는 구간, 즉 커버드콜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주식시장이 매년 크게 오르기만 하는 건 아니니까 이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셋째, 시장이 10% 떨어지는 하락장이다.

주식만 가진 사람은 9,000만 원이 된다. 커버드콜도 하락을 완전히 막아주는 상품은 아니기에 같이 떨어진다. 다만 옵션을 팔아 번 돈 6% 정도가 쿠션 역할을 해주면서 손실이 약 4%로 줄어 9,600만 원 정도가 된다.

손실을 다 없애주진 못해도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 역할은 어느 정도 해주는 셈이다. 물론 실제 결과는 옵션을 얼마나 파는지, 시장 변동성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진짜 약점은 천천히 내리는 장이 아니라 V자 반등이다.

많은 사람들이 커버드콜의 가장 큰 위험으로 계단처럼 조금씩 계속 떨어지는 하락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천천히 내려가는 장에서는 오로지 주식만 가진 것보다 커버드콜이 나을 수도 있다. 떨어지는 동안에도 옵션을 팔아 꾸준히 현금을 챙기기 때문이다.

정말 뼈아픈 순간은 따로 있다. 시장이 갑자기 팍 떨어졌다가 다시 빠르게 튀어 오르는 V자 반등이다. 떨어질 때는 주식과 똑같이 얻어맞는데, 다시 오를 때는 천장이 막혀 있어 회복 속도가 느리다.

그 결과 일반 주식은 이미 원금을 회복했는데, 커버드콜은 여전히 마이너스에 갇혀 있는 기이한 현상이 생긴다. 잃을 때는 다 잃고, 되찾을 때는 조금만 되찾는 이 불균형(비대칭)이야말로 커버드콜을 선택할 때 가장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핵심이다.

옵션을 사두는 전략과의 차이…

이런 단점 때문에 차라리 채권을 기본으로 깔아두고 주가의 상승과 하락 양쪽에 모두 투자하는 전략(양매수)이 낫지 않냐는 시각도 있다.

시장이 위든 아래든 크게만 움직이면 수익이 나는 구조라 급등락이 반복되는 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생각보다 잠잠하게 움직이면 사둔 옵션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녹아 없어진다.

게다가 개인이 직접 옵션을 거래하려면 사전 교육, 모의거래, 기본예탁금 같은 복잡한 요건을 채워야 해서 문턱이 꽤 높다.

결국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는 목적이 다른 도구라고 보는 게 맞다.

커버드콜은 옵션을 팔아서 지속적인 현금을 챙기는 전략이고, 양매수는 옵션을 사면서 비용을 지불하는 전략이다. 꾸준한 현금흐름이 목적이라면 커버드콜이, 갑작스러운 폭락이나 큰 변동에 대비하는 게 목적이라면 채권과 옵션 매수를 섞는 편이 어울린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해야 도구도 고를 수 있다.

커버드콜에는 계산기 숫자만으로는 잘 안 보이는 장점도 있다. 바로 버티는 힘이다.

주가가 출렁이면 누구나 공포에 질려 팔고 싶어진다. 하지만 매달 꼬박꼬박 분배금이 들어오면 당장 안 팔아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수학적 수익률만 보면 손해일지 몰라도, 하락장 한복판에서 공포에 질려 던져버리는 실수를 막아준다면 결과적으로는 훨씬 나은 투자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은 특히 은퇴를 앞둔 분들에게 크게 와닿을 것 같다.

은퇴 후 생활비를 쓰려면 결국 보유 자산을 조금씩 현금화해야 한다. 주식만 들고 있다면 매달 얼마를 팔아야 할지, 지금이 팔기 좋은 때인지 매번 고민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 결정은 큰 부담이 된다.

원금이 조금씩 줄어들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커버드콜을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매달 스스로 매도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들어오는 현금흐름, 그 편안함에 값을 지불하는 셈이다.

받은 분배금을 그냥 써버리지 않고 재투자하는 방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분배금으로 ISA 같은 절세 계좌의 납입 한도를 채우거나 다른 성장 자산을 사 모으면, 커버드콜이 놓친 상승분을 다른 곳에서 일부 되찾아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일반 계좌에서 받는 분배금은 세금이 떼이므로, 어떤 계좌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이 달라진다는 점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요즘 커버드콜은 예전과 조금 다르다.

예전 1세대 커버드콜이나 해외의 초고분배 상품들은 높은 분배금을 주는 대신 기준가가 지속적으로 녹아내려 실망을 안겨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유 주식의 일부에만 옵션을 걸거나, 목표 분배율을 정해두고 그만큼만 옵션을 파는 방식의 변형 상품들이 늘어났다.

상승장을 예전보다 잘 따라가도록 개선된 것이다. 그래서 같은 커버드콜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더라도 상품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이므로, 단순 분배율 숫자 하나만 보고 비교해선 안 된다.

정리해 보면, 커버드콜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마법 상자가 아니다. 미래의 큰 상승 가능성을 일부 내려놓는 대신, 지금 당장의 현금흐름을 얻는 교환 전략에 가깝다.

앞으로 시장이 한동안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지루하게 오르내릴 것이라 본다면 커버드콜의 장점이 잘 보일 것이고, 큰 상승장을 기대한다면 그냥 주식을 들고 있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물론 시장이 어느 쪽으로 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커버드콜을 고민하고 있다면 분배율이 몇 퍼센트인가보다 내가 이 상품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좋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지, 매달 들어오는 안정적인 현금을 원하는지에 따라 같은 상품도 좋은 선택이 되기도 하고 아쉬운 선택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쯤은 꼭 받은 분배금과 남아 있는 원금 평가액을 더해봐야 한다. 그 합계가 내 진짜 성적표다.

본 글은 개인적인 생각과 이해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제시된 수익률 숫자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단순 가정이며 실제 상품의 성과와 다를 수 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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