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다.
바로 운용수수료다.
QLD나 TQQQ 같은 상품의 수수료가 연 0.95%라는 걸 확인하고, 이 정도면 괜찮겠다는 판단 아래 매수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이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적어도 지금 같은 금리 환경에서는 말이다.
레버리지 ETF는 내 돈만 굴리는 게 아니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를 하루 기준으로 3배 추종하는 구조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3배를 만들어내려면 내 자본의 2배에 해당하는 돈을 어딘가에서 빌려와야 한다는 점이다.
운용사가 그 돈을 빌려서 포지션을 구성하고, 그 이자는 ETF 가격에 조용히 녹아들어간다.
직접 이자를 납부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체감이 잘 안 된다.
매일 조금씩, 아주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ETF 가격에서 차감된다. 하루하루로 보면 그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1년치를 누적해서 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구조를 단순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 2배 레버리지(QLD) → 기준금리만큼 + 운용수수료 0.95%
- 3배 레버리지(TQQQ) → 기준금리의 두 배 + 운용수수료 0.95%
2배는 자본의 1배를 빌리고, 3배는 자본의 2배를 빌리기 때문에 그 이자 부담도 2배가 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3.75% 수준이라면 TQQQ의 연간 실질 비용은 대략 8.45%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5%로 오른다면 이 숫자는 10.95%까지 뛰어오른다.
수수료 고지서에 적힌 0.95%와 실제 내가 부담하는 비용 사이에 이만큼의 간극이 존재한다.
지수가 제자리걸음만 해도 계좌는 손실이 난다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이 종종 간과하는 또 하나의 함정이 있다. 바로 횡보장이다.
지수가 빠지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등락을 반복하면서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는 장세에서도 레버리지는 조용히 손실을 쌓는다.
예를 들어, 지수가 1월에 5% 오르고 이후 몇 차례의 등락 끝에 연말에 원금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레버리지 없는 1배 ETF는 거의 손실이 없다. 하지만 3배 레버리지는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해 지수가 원점이어도 수치상 손실이 난다. 여기에 조달 비용까지 얹히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이론상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해보면, 기준금리 4% 환경에서 지수가 1년 내내 횡보한 경우 TQQQ 상당의 상품은 11% 안팎의 손실이 발생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지수도 그대로인데, 비용과 변동성 손실이 합쳐져 계좌가 녹아내린다. 이게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인 약점이다.
실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이 구조가 얼마나 강력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1985년부터 1990년까지 나스닥100 지수를 기준으로 1배, 2배, 3배 레버리지 투자를 각각 거치식으로 유지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이 5년간 나스닥 지수는 연평균 1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누적으로는 63% 이상 올랐다. 지수는 충분히 상승한 셈이다. 그런데 최종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순위가 완전히 뒤바뀐다.
1배 ETF는 63% 수익을 올렸고, 2배는 23% 수익에 그쳤으며, 3배는 오히려 29% 손실을 기록했다. 지수가 3분의 2 가까이 올랐는데 3배 레버리지가 마이너스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원인은 당시의 금리 수준이다.
1980~90년대 초반은 미국 기준금리가 10%를 훌쩍 넘던 시절이었다. 이 시기 3배 레버리지의 조달 비용은 연 20~30%를 넘어섰다. 지수가 연 10% 올라도 비용이 20%를 초과하면 실질 수익은 마이너스다.
블랙먼데이의 충격이 있었음에도, 조달 비용을 제거하고 순수하게 계산하면 오히려 3배 레버리지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점도 흥미롭다. 결국 3배 레버리지를 잡아먹은 건 폭락이 아니라 이자였다는 이야기다.
물론 지금이 80년대 같은 극단적 고금리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이 사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레버리지 ETF의 숨겨진 비용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성과를 잠식한다는 것이다.
2010~2020년의 경험이 착시를 만들었다.
현재 TQQQ에 투자 중인 많은 사람들의 경험치는 2010년대 이후에 형성됐다.
이 기간은 미국 기준금리가 거의 0%에 머물던 시절이었다. 덕분에 TQQQ의 실질 조달 비용은 수수료를 포함해도 1% 초반대에 불과했다.
그 환경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지수가 강하게 우상향하는 데다 비용도 거의 없었으니 말 그대로 최상의 조건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기준금리가 3%대 중반에 머물고 있고, 단기간에 0%대로 복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즉, 2010년대의 백테스트나 수익률 경험을 그대로 지금 환경에 적용하면 실제와 크게 다른 기대를 갖게 된다.
금리가 높아진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TQQQ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허들을 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됐다.
레버리지 ETF가 나쁜 상품은 아니다, 다만 알고 써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레버리지 ETF의 조달 비용이 크다고 해서 그것이 곧 나쁜 상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개인이 직접 증권사에서 신용을 끌어다 쓰는 빚투와 비교하면 다른 측면도 있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대출을 받아 같은 포지션을 구성하려면 기준금리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
레버리지 ETF는 운용사가 낮은 신용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그 혜택을 투자자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구조다. 그런 의미에서, 직접 빚투보다 레버리지 ETF가 오히려 조달 비용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핵심은 이 비용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투자하느냐의 차이다. 지수가 강하게 오르는 국면에서 레버리지의 힘은 압도적이다.
반대로 지수가 횡보하거나 소폭의 등락을 반복한다면, 레버리지 ETF는 비용만큼 조용히 계좌를 갉아먹는다.
결국 레버리지 ETF를 선택할 때 판단 기준이 돼야 하는 건 두 가지다.
첫째, 앞으로의 금리 방향
둘째, 투자하는 지수의 상승 강도가 그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지 않고 수수료 0.95%만 보고 들어가는 건, 빙산의 수면 위만 보고 항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리하며, 레버리지 ETF는 수수료 고지서에 나오는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2배 레버리지는 연간 운용수수료에 기준금리가 더해지고, 3배 레버리지는 기준금리의 두 배에 운용수수료까지 붙는다.
현재 금리 수준에서 TQQQ의 실질 연간 비용은 8%를 훌쩍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비용은 ETF 가격에 매일 조금씩 반영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체감하기 어렵지만, 1년이 지나면 지수와의 괴리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투자는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결과가 다르다.
레버리지 ETF가 구조적으로 어떤 비용을 떠안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한 뒤, 금리 환경과 본인의 투자 기간을 함께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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