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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수령 방법 고민, 일시금과 연금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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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을 앞둔 주변 사람들을 보면 늘 똑같은 고민에 부딪힌다.

그동안 회사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퇴직금을 한 번에 받을지, 아니면 매달 조금씩 나누어 받을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다.

막상 그 시점이 되면 단순히 돈을 받는 문제가 아니라 세금, 수명, 가족, 노후 생활까지 여러 갈래로 생각이 뻗어나간다는 걸 느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세금 차이다.

퇴직금은 보통 IRP라는 계좌로 들어오는데, 이 돈을 한 번에 찾으면 원래 내야 할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다 내야 한다.

반면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나누어 받으면 같은 퇴직소득세를 30~40% 정도 줄여주고, 그 돈을 투자해서 생긴 수익에도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연금 쪽이 세금에서는 확실히 유리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금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건 사람의 심리다.

큰돈이 한꺼번에 손에 들어오면 그 돈을 끝까지 지키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자녀에게 빌려주거나 보태주다가 줄어들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손을 대다가 줄어들고, 욕심에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줄어들고, 심지어 사기를 당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돈이라는 게 구름처럼 부풀어 오를 때도 있지만 순식간에 흩어져 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그렇게 보면 매달 일정하게 들어오는 연금 구조가 노후를 지키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예전에는 평균 수명을 80세 전후로 잡고 일시금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큰 병이나 사고 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90세를 훌쩍 넘기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노후가 길어진다는 건 결국 그만큼 오래 쓸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이런 흐름에서는 평생 혹은 장기간 나누어 받는 연금 구조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사망 이후 남은 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의외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처럼 국가가 운영하는 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하면 배우자에게 일정 비율, 보통 60% 정도만 유족연금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하지만 회사에서 받는 퇴직연금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이건 처음부터 개인의 자산이기 때문에 남은 금액이 100% 배우자나 자녀에게 그대로 상속된다.

이 차이를 제대로 모르고 있으면 괜히 어차피 다 못 쓰고 죽으면 사라지는 돈 아니냐는 오해를 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나니 연금으로 받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한결 줄어들었다.

IRP 계좌를 활용하는 방식도 생각보다 유연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흔히 연금이라고 하면 10년이든 20년이든 기간을 정해 매달 똑같은 금액을 받는 방식만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정해진 한도 안에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자유롭게 꺼내 쓰는 방식도 가능하다.

통장처럼 가지고 있다가 급할 때 인출하고, 당장 쓸 일이 없으면 계좌 안에서 그대로 투자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 쓸 곳이 없는데도 굳이 계좌를 해지하고 한 번에 목돈으로 옮겨버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쉬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그 안에서 연금 개시만 해두면, 필요에 따라 정기적으로 받을지 비정기적으로 인출할지를 본인 사정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퇴직금 액수가 크지 않고 따로 준비된 개인연금이나 배우자의 소득이 충분하다면 일시금으로 받아 다른 곳에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반대로 목돈을 받으면 관리하기 어렵다고 느끼거나, 퇴직금 자체가 노후 자금의 거의 전부라면 무리하게 한 번에 받는 것보다는 나누어 받는 쪽이 마음 편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요한 건 본인이 얼마나 돈을 관리할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퇴직금 외에 다른 안전망이 얼마나 마련되어 있는지를 솔직하게 따져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사례들을 곱씹어보니 한 가지는 분명해진다.

퇴직금을 어떻게 받을지는 단순히 세금 몇 퍼센트 차이의 문제가 아니라, 남은 인생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일시금이 정답이고 누군가에게는 연금이 정답일 수 있다. 결국 스스로의 성향과 형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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