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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을 QLD ETF 하나에 넣고 매달 생활비를 꺼내 쓴다면, 가능!

  • 기준

은퇴 이후에 매달 들어오는 현금흐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레버리지 ETF를 활용해 생활비를 스스로 꺼내 쓰는 자가배당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습니다.

배당금을 많이 주는 주식을 사 모으는 대신, 크게 성장할 만한 종목을 보유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직접 팔아서 생활비로 쓰는 방식인데요.

세금을 내는 시기를 직접 정할 수 있고, 배당을 주지 않는 주식도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관건은 과연 큰 하락장이 찾아왔을 때 원금이 끝까지 버텨줄 수 있느냐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움직임을 두 배로 따라가는 QLD라는 레버리지 ETF를 예로 들어 직접 계산해 보았습니다.

10억 원을 한꺼번에 투자해 두고, 매달 1,000만 원씩 10년 동안 꺼내 쓸 때 투자 시작 시점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살펴본 것입니다.

우선 2010년 이후를 시작점으로 잡았을 때는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습니다.

매달 1,000만 원씩 10년 동안 약 12억 원이라는 큰 돈을 꺼내 썼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자산이 처음 넣었던 원금보다 훨씬 더 불어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시작한 해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10년 뒤 잔액이 원금의 몇 배로 늘어난 사례가 흔했습니다.

특히 2012년이나 2020년처럼 주가가 크게 떨어진 뒤 강하게 반등하기 직전에 시작했다면 그 결과는 더욱 놀라웠습니다. 나스닥 기술주들의 강한 상승세 덕분에 매달 꾸준히 돈을 빼서 썼는데도 자산이 오히려 늘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2000년대 연간 데이터로 시선을 옮겨보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최근 10년이 유독 미국 증시에 유리했던 특별한 시기였던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IT 거품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라는 큼직한 악재를 모두 포함하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의 구간을 시작점으로 삼아 다시 계산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냉정했습니다. 10번의 시작 시점 중 절반이 넘는 경우에서 10년을 채 채우기도 전에 원금이 완전히 바닥나 버렸습니다.

2000년이나 2001년처럼 거품이 꺼지던 시기에 투자를 시작했다면 불과 2~3년 만에 계좌가 비어버렸고, 2007년이나 2008년처럼 금융위기 직전에 들어갔을 때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반면 2003년이나 2009년처럼 폭락이 끝난 뒤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시점에 시작했다면, 원금을 지키는 것은 물론 자산이 크게 늘어나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똑같은 상품과 똑같은 인출 전략을 썼는데도, 오직 언제 시작했느냐는 타이밍 하나에 성패가 갈린 것입니다.

혹시 매달 1,000만 원이라는 인출 금액 자체가 지나치게 컸던 것은 아닐까 싶어, 인출액을 절반인 500만 원으로 줄여서 같은 기간을 다시 따져보았습니다.

그러자 안정성이 확실히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IT 거품이 심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원금을 잘 지켜내거나 오히려 자산을 늘려갔습니다.

매달 1,000만 원을 꺼낼 때는 10번 중 6번이 원금 소진으로 끝났지만, 500만 원으로 줄이니 실패 확률이 3번 정도로 절반이나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매달 얼마를 꺼내 쓰느냐는 인출 비율 자체가 계좌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는 점을 숫자로 똑똑히 확인한 셈입니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눈여겨보게 된 개념은 바로 수익률 순서 위험입니다.

똑같은 평균 수익률을 기록하더라도, 투자를 시작한 초반에 하락장을 맞이하느냐 상승장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자산을 모아가는 적립기에는 초반의 하락장이 오히려 싼값에 주식을 많이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반대로 매달 돈을 빼서 써야 하는 인출기에는 초반 하락이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자산 평가액이 줄어든 상태에서 매달 같은 금액을 계속 빼내다 보면, 나중에 시장이 회복하더라도 계좌가 다시 일어설 체력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은퇴 후 인출을 시작하는 시기의 운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다년간의 복리 계산을 AI 도구를 활용해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예전 같으면 과거 주가 데이터를 일일이 수집해서 복잡한 계산표를 만들어야 했을 텐데, 요새는 조건만 명확히 입력하면 금방 결과를 정리해 주더군요.

다만 변동 폭이 큰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실제 시장과의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계산 결과는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참고 자료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노후 자금 전체를 레버리지 ETF 하나에 올인하고 기계적으로 매달 일정액을 꺼내 쓰는 전략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대신 몇 가지 안전장치를 겹겹이 마련해 둔다면 마음 편한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몇 년 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금액은 안정적인 현금성 자산으로 따로 떼어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큰 하락장이 찾아왔을 때는 이 현금을 쓰면서 버티고, 시장이 다시 회복할 때까지 레버리지 자산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변동성이 큰 성장형 자산뿐만 아니라 비교적 안전한 배당주나 채권형 자산을 함께 보유하면서, 시장이 나쁠 때는 안전한 자산 쪽에서 먼저 생활비를 꺼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에 더해 증시 상황에 따라 인출 금액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수익률이 좋지 않은 해에는 소비를 줄여 인출액을 조절하고, 장이 좋을 때 여유 있게 쓰는 방식으로 고정 인출에 대한 부담을 터는 것입니다.

아울러 세금과 건강보험료 문제도 반드시 사전에 점검해야 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매달 1,000만 원씩 주식을 팔아 현금화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주식 양도 차익이 소득으로 잡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주식을 팔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는 물론이고, 특히 은퇴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상태라면 이 소득이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면에 보이는 자산 평가액 상승분만 보고 순이익을 너무 낙관하기보다는, 실제 세금과 건보료를 제하고 내 손에 떨어지는 금액이 얼마인지 냉정하게 계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레버리지 ETF를 활용해 스스로 배당을 만들어 쓰는 전략이 눈부신 성과를 냈던 구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진입하는 시점이 조금만 어긋나도 자산이 순식간에 녹아내릴 수 있다는 위험 역시 공존함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화려한 과거의 최고 수익률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최악의 시장 환경이 찾아와도 내 계좌가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현금 안전지대 마련, 자산 분산 투자, 그리고 상황에 맞춘 유연한 인출 전략을 함께 고민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더욱 든든하고 지속 가능한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매도 추천이 아니며, 다양한 관점 중 하나로 참고용으로 보면 됩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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