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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계좌 5개로 나누면 세금이 이렇게 달라진다

  • 기준

연금계좌를 하나만 갖고 있어도 되는 시기가 있다.

금액이 크지 않을 때는 계좌 하나로 몰아넣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쌓이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계좌를 용도별로 나눠서 운용하는 것과 그냥 한 계좌에 몰아두는 것은, 나중에 세금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연금 관련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계좌별 용도와 인출 순서를 스스로 정리해봤다. 은퇴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한 번쯤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계좌를 왜 5개로 나눠야 할까?

  1. 퇴직금을 받는 IRP 계좌

퇴직금을 이체받는 용도의 계좌다.

55세 이후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를 30~40% 정도 절감할 수 있고, 나중에 목돈이 필요할 때 주로 활용하기 좋다.

운용하는 동안 발생한 수익은 연금소득세(5.5~3.3%) 대상이 된다. 계좌별로 정해진 연금수령한도를 넘기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며, 퇴직 직전에 새로 만들어도 무방하다.

  1. 세액공제형 IRP

연 300만원 한도로 납입하면 연말정산에서 39만6천원 혹은 49만5천원 정도를 돌려받는다.

다만 이 계좌는 원금까지도 나중에 연금소득세(5.5~3.3%) 대상이 된다.

퇴직 후에는 계좌별 수령한도와 사적연금 합산 1500만원 한도를 함께 신경 써야 한다. 흔히 세액공제 계좌라고 부른다.

  1. 세액공제형 연금저축펀드

연 600만원까지 납입하면 세액공제로 79만2천원 혹은 99만원을 돌려받는다. 나머지 조건은 2번 계좌와 비슷하다. 원금도 과세 대상이고, 수령한도를 신경 써야 하는 점도 같다.

  1. 비과세형 연금저축펀드

연 900만원까지 추가 납입이 가능한 계좌다. 원금은 비과세이고, 운용 중 발생한 수익만 연금소득세 대상이 된다. 퇴직 전후로 목돈이 필요하면 원금은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 비과세형 연금저축펀드 하나 더

4번 계좌가 연금 수령을 시작한 뒤에도 추가로 납입할 공간이 필요할 때를 대비한 계좌다.

미리 1만원 정도만 넣어서 만들어두면 나중에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개설 후 5년이 지나야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납입은 나중에 하더라도 계좌 자체는 미리 만들어두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계좌 안에 담을 상품, 아무거나 괜찮을까

개별 주식이나 해외에 직접 상장된 ETF는 연금계좌에 담을 수 없다.

반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담을 수 있고, 실제로 많이들 보유하는 편이다.

특히 국내상장 해외ETF(양도차익 과세)나 고배당 ETF(배당소득세 대상)처럼 일반계좌에서는 15.4%, ISA에서는 9.9%의 세금을 내야 하는 상품이라면 얘기가 다르다고 본다.

이런 상품을 연금계좌 안에 넣어두면 5.5~3.3% 수준의 낮은 세율만 적용받기 때문에, 연금계좌와 궁합이 특히 잘 맞는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은퇴 후, 어떤 순서로 꺼내 쓰면 좋을까?

시기별로 나눠서 생각하면 아래와 같은 흐름이 된다.

1단계 – 퇴직 직후, 다른 소득이 없을 때 세액공제형 계좌(2번+3번)를 합쳐서 연 2700만원까지 수령한다.

종합소득세로 신고해도 실효세율이 5.5%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는 돈이 있다면 5번 계좌(비과세)에 옮겨 넣고,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1번(퇴직 IRP)이나 4번(비과세) 계좌에서 꺼낸다.

왜 하필 2700만원인가 하면, 종합과세로 신고할 때 연금소득공제나 기본공제 등을 반영하면 1500만원 이하로 받을 때와 세율이 거의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세액공제 계좌에 돈이 너무 많이 쌓여 있으면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연 1500만원을 넘겨서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고, 그때는 국민연금 수령액과 합산해 종합과세를 하면 실효세율이 확 뛰어오른다. 그래서 아직 실효세율이 낮을 때 미리 정리해두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2단계 –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한 뒤 이제부터는 국민연금과 합산해야 하므로 세액공제 계좌(2번+3번)에서는 1500만원 이하로만 받는 게 안전하다(연금소득세 5.5%).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여전히 1번, 4번 계좌에서 충당한다.

3단계 – 세액공제 계좌를 다 정리한 뒤 1번과 4번 계좌에서 받는다. 이때 운용수익만 남아 있는 상태로 수령하면 5.5~3.3% 세율이 적용된다.

한쪽 계좌를 먼저 집중적으로 비워내는 편이, 나중에 두 계좌 모두 수익금만 남아서 1500만원 한도에 걸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본다. 목돈이 필요하면 5번 계좌의 원금을 꺼내 쓰면 되는데, 이 부분은 비과세다.

4단계 – 마지막으로 5번 계좌 원금은 비과세이고, 수익 부분만 3.3% 세율이 적용된다.

목돈이 필요할 땐 어느 계좌부터…

목돈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면 세액공제 계좌보다는 퇴직연금용 IRP(1번)를 먼저 건드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퇴직연금은 수령한도 안에서 찾으면 퇴직소득세를 30~40% 감면받고, 한도를 넘겨도 감면 없이 퇴직소득세만 내면 끝이라 별다른 페널티가 없다.

반면 세액공제 계좌는 계좌별 수령한도를 넘기면 16.5%라는 꽤 높은 기타소득세가 붙고, 다른 세액공제 계좌와 합쳐서 1500만원을 넘기면 종합과세까지 걸릴 수 있어 페널티가 훨씬 무겁다. 그래서 목돈이 필요한 순간에는 퇴직연금계좌를 우선 활용하는 편이 부담이 적다고 본다.

참고로 수령한도는 해마다 조금씩 늘어난다. 퇴직금 원금이 3억원이라면 1년차 한도만 해도 (3억÷10)×120% 계산으로 3600만원 수준까지 나온다. 생각보다 여유가 있는 편이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자금이나 ISA에서 넘어온 자금은 애초에 비과세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걸 실제로 비과세 계좌로 인정받으려면 절차가 하나 필요하다.

수령을 시작하기 전에 국세청에서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 금융기관에 제출하고, 비과세로 지정하고 싶은 계좌의 금액을 지정해야 한다.

이 지정이 끝나야 원금을 한도 제한 없이, 세금 없이 인출할 수 있고 1500만원 한도 계산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원금의 마지막 금액과 운용수익이 같은 해에 함께 출금되는 경우에는 계좌별 수령한도를 지켜야 한다는 점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운용수익이 크게 불어난 경우라면, 다른 소득이 없는 시기에 세액공제 계좌에서 1500만원이 아니라 2700만원까지 넉넉하게 꺼내서 비과세 계좌로 옮겨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알아두면 좋은 점은, 세액공제형 계좌라는 게 처음부터 별도로 정해진 상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반 연금저축계좌를 하나 더 만들어서 추가 납입 용도로만 쓰다가, 수령을 시작하기 전에 국세청 서류를 근거로 비과세 계좌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니 계좌 자체는 미리 만들어두고, 지정은 나중에 해도 무방하다.

계좌 하나로 뭉쳐서 운용하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금액이 커질수록 세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

반대로 용도별로 나눠서 미리 계획을 세워두면 같은 돈이라도 손에 쥐는 금액이 꽤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 정리한 내용은 개인적으로 자료를 찾아보며 이해한 수준이고, 세법은 개정될 수 있으며 개인의 소득 상황이나 가입 시기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계좌 설계나 인출 계획을 세울 때는 반드시 금융기관이나 세무 전문가와 상담한 뒤 결정하는 것을 권한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개인적인 정리 노트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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