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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 -90% 손실, 원금 회복은 정말 불가능한 걸까

  • 기준

처음 100만원을 넣었던 계좌가 10만원, 심하면 2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 경우…

숫자만 보면 단순히 90% 손실을 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손실을 회복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가혹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계산을 해보면 답이 나온다.

원금이 90% 줄었다는 말은 남은 돈이 원래의 10분의 1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 돈이 다시 원금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단순히 90% 상승으로는 부족하다.

10만원이 100만원이 되려면 무려 900%, 즉 원래 가격의 10배가 올라야 한다. 본주가 두 배로 뛰어도 레버리지 상품은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왜 레버리지는 음의 복리에 시달리나?

레버리지 상품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변동성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매일 수익률을 두 배, 세 배로 재계산하는 구조 때문에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장세에서는 원금이 서서히 깎여나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흔히 음의 복리라고 부른다. 반대로 한 방향으로만 꾸준히 오르는 장세에서는 이 복리 효과가 오히려 양의 방향으로 작동해 수익을 극대화시켜주기도 한다. 결국 레버리지 상품의 성패는 방향성과 변동성,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흔히 예로 드는 TQQQ나 SOXL 같은 상품은 나스닥100이나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지수는 수백 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개별 기업 하나가 무너져도 지수 전체가 무너지는 일은 드물다. 실제로 이런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들은 폭락 이후에도 결국 신고가를 회복한 전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반면 특정 반도체 기업 하나만을 추종하는 개별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이야기가 다르다.

해당 기업에 악재가 생기면 회복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상장폐지 수준의 가치 하락을 겪을 수 있다. 지수 레버리지의 과거 성공 사례를 개별종목 레버리지에 그대로 적용해 낙관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물타기, 정말 답이 될 수 있을까?

손실 구간에서 추가 매수, 이른바 ‘물타기’로 평균 단가를 낮추는 전략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해 평단가 1만원에 90% 손실을 봤다면 현재가는 1천원 수준이 된다. 이때 1천만원을 추가로 투입하면 보유 주식 수는 두 배로 늘고 평균 단가는 크게 낮아진다. 이론적으로는 이후 주가가 절반만 회복해도 원금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 전략이 통하려면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추가로 투입할 자금적 여유가 있어야 하고 둘째, 진짜 저점을 확인한 뒤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큰 손실을 본 상태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냉정하게 저점을 판단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처음부터 고점에서 비중을 크게 실어 매수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 매수 여력 자체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고 생각한다.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을 이야기할 때 인버스 상품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정 종목이 단 하루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사례가 실제로 나타난 적이 있는데, 이런 급등이 발생하면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무너질 수 있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방향을 잘못 예측하면 레버리지 구조 자체가 양쪽 모두에게 가혹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그만큼 손실 구간에 들어서면 회복이 산술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특히 개별종목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형 레버리지보다 훨씬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 그리고 손절 라인 없이 한 번에 비중을 실어 매수하는 방식은 복권을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손실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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