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0세를 앞두고 국민연금공단에서 임의계속가입 안내문을 받게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보험료를 계속 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멈춰야 할지 선뜻 결정하기가 어렵죠.
이 선택 하나에 노후 소득은 물론 건강보험료와 세금까지 줄줄이 연결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내가 나중에 받을 예상 연금액이 연 2,000만 원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라면, 그 작은 차이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느냐 잃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국민연금은 원래 만 18세부터 60세까지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 있는데요.
60세가 지나면 가입 자격이 자동으로 끝나지만, 만약 지금까지 낸 기간이 짧아서 연금액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65세가 되기 전까지 본인 신청으로 보험료를 더 낼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임의계속가입 제도예요.
가입 기간을 늘리는 방법에는 이 제도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예전에 찾았던 연금을 이자까지 더해 다시 내고 기간을 살려내는 반납금 제도나, 형편이 어려워 내지 못했던 공백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몰아서 내는 추후납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죠.
많은 분들이 이 세 가지 방법을 잘 조합해서 연금 액수를 최대로 끌어올리곤 합니다.
참고로 올해부터는 낼 보험료 비율은 9.5%로 조금 오르고, 나중에 받는 비율인 소득대체율도 43%로 상향 조정되었으니 이러한 변화까지 함께 감안해서 계산해 보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연금을 무작정 늘린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받는 연금액이 늘어나는 만큼 내 소득으로 잡히는 금액도 커지기 때문인데요.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과 사업, 근로, 이자, 배당 소득 등을 모두 더해서 연 2,000만 원을 단 1원이라도 넘기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그 즉시 박탈됩니다.
피부양자에서 떨어져 나가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매달 15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새로 부담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해요.
그래서 만약 예상 연금액이 연 2,000만 원에 살짝 못 미친다면, 굳이 임의계속가입을 하지 않고 그 아래 수준으로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당금 같은 다른 금융소득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어차피 다른 소득 때문에 합산 소득이 2,000만 원을 넘겨버린다면 피부양자 자격을 지키기 위해 연금을 안 늘린다는 전제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이런 경우에는 보험료 추가 납부는 멈추고, 연금은 그대로 받으면서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의계속가입을 결정하기 전에 또 하나 따져봐야 할 중요한 개념이 바로 상계월수입니다.
이름은 조금 어렵지만 간단히 말해 내가 추가로 낸 보험료 전체 금액을 매달 더 받게 되는 연금 액수로 나누어 본 값이에요.
즉, 내가 더 낸 원금을 몇 개월 만에 회수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손익분기점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운데요.
이 상계월수가 짧을수록 더 낸 돈을 빨리 되찾고 그 뒤로는 순수하게 이득을 보게 되지만, 반대로 월수가 너무 길다면 굳이 돈을 더 내며 가입을 유지할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개인의 가입 이력에 따라 이 계산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찾아가 직접 내 상황에 맞춰 시뮬레이션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한편 국민연금 하나만 수령하시는 분들은 세금 부담을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은 편입니다.
다른 소득 없이 국민연금만 받으실 경우, 월 200만 원 수령 기준으로 연간 내는 세금은 100만 원 안팎으로 그리 크지 않거든요. 문제는 국민연금 외에 사업이나 근로 소득, 혹은 다른 연금 소득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여러 소득이 겹치면 합산하여 과세되기 때문에 연 2,000만 원이 안 되는 국민연금이라 하더라도 다른 소득과 합쳐져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은퇴 후에도 제2의 직장이나 소득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세금 부분까지 꼼꼼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배당 소득 등이 꾸준히 들어와서 어차피 소득 기준을 넘길 상황이라면, 국민연금을 더 늘리기보다는 건강보험료 산정 대상이 되는 소득 자체를 줄여주는 계좌 전략을 쓰는 게 훨씬 똑똑한 방법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ISA(개인자산관리계좌) 안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이나 금융소득은 순이익 기준 200만 원(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그 금액을 넘어서는 이익에 대해서도 9.9%로 분리과세 됩니다.
이렇게 분리과세로 처리되는 소득은 건강보험료를 계산할 때 소득에서 아예 제외되기 때문에 배당금이 늘어나도 건강보험료가 따라 올라가지 않는 큰 장점이 있어요.
단, 일반 계좌에 가지고 있던 주식이나 ETF를 그대로 ISA로 넘길 수는 없고 매도 후 ISA 계좌에서 다시 사야 한다는 점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비슷하게 연금저축이나 IRP 같은 연금계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금계좌에서는 배당이 생겨도 나중으로 세금 납부가 미뤄지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아 쓸 때도 3.3%에서 5.5%라는 아주 낮은 세율이 적용되거든요.
무엇보다 개인연금이나 IRP 같은 사적연금 수령액은 아무리 많아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득을 계산할 때 완전히 빼주기 때문에 강력한 절세 무기가 되어 줍니다.
이런 절세 전략을 세울 때는 소득뿐만 아니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산 상황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피부양자에서 떨어져 지역가입자로 바뀌면 소득뿐만 아니라 보유한 재산에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되기 때문인데요.
만약 집이나 다른 재산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이라면 국민연금을 더 늘리기보다 ISA나 연금계좌를 적극 활용해 소득을 낮추는 방향이 유리해요.
반대로 보유한 재산이 거의 없다면 지역건강보험료도 순수 소득 기준으로만 매겨지기 때문에 연금이 조금 늘어나도 보험료 부담이 그리 커지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물가상승률까지 든든하게 반영해 평생 지급되는 국민연금을 늘리는 임의계속가입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죠.
60세 이후에 보험료를 더 내서 기간을 채우는 것 외에도, 연금을 받는 시기 자체를 뒤로 미루는 연기연금이라는 카드도 고려해 볼 만해요.
연금 수급자가 원할 경우 수령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늦출 수 있는데, 한 달 늦출 때마다 0.6%씩, 1년이면 7.2%씩 받는 연금액이 불어납니다. 5년을 꽉 채워 미루면 무려 36%나 늘어난 연금을 평생 받게 되는 셈이죠.
전체 연금액을 다 미루지 않고 50%에서 100% 사이에서 일부만 골라 미루는 것도 가능해서, 당장 필요한 생활비는 조금 받으면서 잔여액만 미루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다만 연기를 통해 연금 액수가 커지면 그만큼 세금이나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수급 자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종합적인 계산이 필요해요.
결국 만 60세 이후 국민연금을 계속 낼지 말지는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정답이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내 예상 연금액이 피부양자 자격 기준에 얼마나 가까운지, 배당이나 다른 소득이 있는지, 그리고 가진 재산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더 낸 돈을 몇 달 만에 회수할 수 있는지 손익분기점(상계월수)을 따져보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찾아가 직접 시뮬레이션을 받아보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세금과 건강보험료 이슈를 개인적으로 공부하며 정리해 본 내용일 뿐, 특정 금융상품이나 투자 방법을 권해드리는 것은 아닌데요.
실제로 신청하거나 계좌를 운용하기 전에는 꼭 관련 공단을 거쳐 본인의 상황에 꼭 맞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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