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4억원이 생기면 어디에 둘지 고민이 길어진다.
눈에 띄는 투자 계획 중 하나가 나스닥 커버드콜 ETF로 매달 현금을 받고, 그 돈을 다시 레버리지 ETF에 넣는 방식이다.
QQQI와 JEPQ에 2억원씩 나눠 담아 월 400만원 정도의 배당금을 받고, 이 돈을 쓰지 않고 전부 나스닥100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따라가는 QLD에 매달 사 모으는 식이다.
여기에 세금을 줄이려고 부부 계좌에 2억원씩 나눠 담는 것까지 더하면 꽤 치밀한 계획처럼 보인다.
계산도 그럴듯하다.
월 400만원씩 60개월이면 2억 4천만원이 QLD로 들어가고, 이게 두 배만 돼도 4억 8천만원이 된다. 커버드콜 원금 4억원은 그대로 남아 있고 배당금도 계속 나오니, 5년 뒤에는 9억원 가까운 자산이 된다는 그림이다.
종이 위에서는 정말 깔끔하다.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면 생각보다 빈틈이 많다.
부부가 나눠 받으면 한 사람당 월 200만원, 1년에 2,400만원이 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와 배당을 합쳐 연 2천만원을 넘을 때 적용되는데, 이 기준은 세금을 떼기 전 금액으로 판단한다.
2억원씩 나눴어도 두 사람 모두 기준을 넘게 되는 셈이다. 기준 안에 머물려면 1인당 세전 월 166만원 정도가 한계이고, 미국 ETF는 현지에서 15%를 먼저 떼고 들어오니 통장에 실제로 찍히는 돈은 월 140만원 남짓이다.
통장에 들어오는 돈을 기준으로 2천만원을 맞추면 된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렇다고 기준을 넘으면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2천만원을 넘는 부분만 다른 소득과 합쳐서 세금을 다시 계산하는 구조라, 조금 넘었다고 세금이 몇 배로 뛰지는 않는다.
직장인이라면 월급 외 소득이 2천만원을 넘는 부분에만 건강보험료가 따로 붙는데, 보험료율 7.19%를 적용하면 100만원 정도 넘었을 때 한 달에 몇천 원 수준이다.
월급에 붙는 건보료와 금융소득에 붙는 건보료, 그리고 종합소득세를 한데 섞어서 생각하다 보면 실제보다 훨씬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히려 더 꼼꼼히 봐야 할 건 배우자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올라가 있는 경우다.
피부양자는 연 소득이 2천만원을 넘으면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바뀔 수 있다. 이때는 몇천 원이 아니라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매달 적지 않은 보험료가 새로 생긴다. 부부 명의로 나누는 계획이라면 세금보다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적립식은 두 배가 올라도 두 배가 되지 않는다.
5년 동안 QLD가 100% 올랐다고 해도, 매달 나눠 넣은 2억 4천만원이 4억 8천만원이 되지는 않는다.
첫 달에 넣은 돈은 5년 상승을 다 누리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한 달밖에 시장에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균으로 치면 돈이 시장에 있던 기간이 절반 정도라 같은 상승이라도 실제 수익은 훨씬 적게 잡힌다.

게다가 세금을 떼고 나면 매달 QLD로 가는 돈은 400만원이 아니라 340만원 안팎이다.
배당금 자체도 고정된 숫자가 아니다. 커버드콜은 시장이 출렁이면 배당금도 같이 흔들리고, 주가가 크게 빠지는 해에는 원금이 줄어든 채로 회복이 더딘 편이다. 5년 동안 커버드콜 주가가 제자리라는 가정부터가 꽤 낙관적인 셈이다.
처음부터 QLD에 넣으면 되지 않을까?
이 계획을 보면 누구나 같은 질문을 떠올린다. 어차피 배당금 전부를 QLD에 넣을 거라면, 처음부터 QLD를 사는 게 낫지 않냐는 것이다.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겁이 나기 때문이다. 4억원을 QLD에 넣고 5년을 기다리면 두 배는 되겠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중간에 반토막이라도 나면 버틸 자신이 없는 것이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만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갈 만하다.
커버드콜은 원래 매달 생활비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만든 상품이다. 그 돈을 쓰지 않을 거라면, 배당금을 받으면서 세금을 내고 다시 투자하는 과정 자체가 손해에 가깝다.
또 QQQI나 JEPQ도 결국 나스닥에 기대고 있어서 나스닥이 크게 빠지면 같이 빠진다. 위험의 크기만 다를 뿐 방향은 같다. QLD가 무서워서 고른 커버드콜이 사실은 같은 시장 위에 서 있다는 점은 조금 아이러니하다.
반대로 매달 돈이 들어오는 게 정말 마음을 붙잡아 준다면, 그것도 값을 매길 수 있는 효과다. 수익률 1등이 목표가 아니라 오래 버티는 게 목표라면, 조금 비효율적이어도 본인이 편한 방법이 결국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건 비효율을 알고 고르는 것과 모르고 고르는 것의 차이다.
레버리지를 고민할 때 꼭 떠올려야 할 장면이 있다. 나스닥이 반토막 나고 10년 넘게 이전 고점을 되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2000년대 초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반토막이 무서워서 아예 투자를 안 하는 것도 아쉽지만, 반토막이 없을 거라고 믿고 계획을 짜는 것은 더 위험하다. 오르는 분위기에서는 버티면 된다고 쉽게 말하지만, 막상 20%만 빠져서 1억원이 사라져도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게 사람 마음이다.
과거 데이터로 나스닥100 지수와 QLD를 반반 담고 매달 조금씩 QLD 쪽으로 옮기는 방식을 5년 단위로 돌려 보면, 중간 정도 구간에서는 자산이 세 배 가까이 불어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계산에서 중간에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빠지는 일은 흔했고, 가장 나쁜 구간에서는 70% 넘게 빠졌다. 세금은 빼고 계산한 것이고 과거가 미래를 약속하지도 않으니, 숫자보다는 이 정도 출렁임을 내가 견딜 수 있나를 스스로 묻는 자료로 보는 게 맞다.
다른 방식으로 짜 본다면
비슷한 고민이라면 방향을 조금 바꿔 볼 수도 있다. 가장 단순한 것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QLD를 사고 나머지는 S&P500 같은 지수 ETF에 두는 방식이다.
그래도 불안하면 채권을 일부 섞으면 된다. 예를 들어 QLD 3억원에 채권 1억원을 두고 비율이 틀어질 때마다 맞춰 주기만 해도, 세금 내고 받은 분배금으로 레버리지의 흔들림을 달래는 것보다 구조가 훨씬 단순해진다.
배당금 방식을 꼭 쓰고 싶다면 매달 들어오는 돈을 반으로 나눠, 절반은 정해진 날 기계적으로 사고 나머지 절반은 시장이 10% 이상 빠졌을 때 쓰는 용도로 단기채에 넣어 두는 방법도 있다.
커버드콜 비중을 1인당 연 2천만원 안쪽에서 배당금이 나올 만큼만 줄이고, 남는 돈은 QQQ나 S&P500에 두는 것도 세금 면에서는 깔끔하다. 연금저축이나 ISA처럼 세금을 미뤄 주거나 줄여 주는 계좌가 있다면 한도 안에서 국내 상장 커버드콜을 그쪽에 담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가장 조심스러운 방법은 QLD에 1억원만 먼저 넣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둔 채 6개월 정도 직접 겪어 보는 것이다. 하루에 몇 퍼센트씩 오르내리는 걸 내 돈으로 경험해 보면, 내가 어느 정도까지 견디는 사람인지 숫자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다음에 계획을 다시 짜도 늦지 않다.
사실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처음부터 QLD로 가든, 커버드콜 배당금으로 QLD를 모으든, 5년 뒤 결과가 플러스일지 마이너스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어떤 방식을 고르든 중간에 종목을 바꾸고 계획을 흔들면 그 방식의 장점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장기투자는 말은 쉬워도 실제로 해 보면 정말 어렵다.
10억원을 빨리 만들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넉넉하고, 서두를 이유는 크지 않다. 큰돈을 넣기 전에 세금과 건강보험료 구조, 그리고 최악의 경우 내 계좌가 어떻게 보일지까지 한 번씩 그려 보는 것, 그 준비가 결국 수익률보다 오래 남는 차이를 만든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다. 세율과 건강보험료 기준은 올해 기준이며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투자와 세금 판단은 본인 책임 아래 결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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