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환율 떨어지면 해외주식 양도세도 줄어들까? 매도 시점이 답이다

  • 기준

해외주식을 하다 보면 환율 때문에 마음이 자주 흔들린다.

요즘처럼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시기에는 더 그렇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조금 색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식으로 달러는 늘었는데 환율이 떨어져서 원화로 본 수익이 줄었으니, 오히려 양도소득세가 줄어든 셈 아니냐는 생각이다.

처음 들으면 그럴듯한데, 하나씩 따져 보면 다르게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양도세 환율은 사고판 날로 정해진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살 때와 팔 때의 환율로 원화 금액을 계산한다.

정확히는 매수 대금과 매도 대금이 오간 결제일의 기준환율을 쓴다.

그래서 이미 주식을 판 뒤에 환율이 내려갔다고 해서 그 거래의 세금이 다시 줄어들지는 않는다. 한 달 전에 판 주식의 세금이 오늘 환율을 따라 바뀐다면 세금 계산이 끝나는 날이 없을 것이다.

반대로 환율이 높을 때 사서 낮을 때 팔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달러가 1,450원일 때 100달러어치를 사서, 주가가 10% 올라 110달러가 됐을 때 환율 1,350원에 팔았다고 해 보자.

원화로는 14만 5천 원에 사서 14만 8천5백 원에 판 셈이라, 달러로는 10%를 벌었는데 세금 계산에는 2%대 수익만 잡힌다.

증권사 양도세 화면에서 분명히 수익을 냈는데 금액이 작거나 오히려 마이너스로 보이는 것도 대부분 이런 경우다.

세금이 줄었다고 이득은 아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세금이 줄었다는 건 원화로 따진 내 재산이 그만큼 덜 늘었다는 뜻이다.

해외주식 양도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이니, 원화 이익이 100만 원 줄면 세금은 22만 원 줄고 나머지 78만 원은 그냥 사라진 이익이다. 덜 벌었으니 덜 내는 것이지, 세금을 아낀 것과는 조금 다르다.

과세 이연이라는 말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한다.

판 돈을 달러 현금으로 들고 있다가 나중에 환율이 올라 원화로 바꾸면, 개인의 외화 환차익은 현재 세금 대상이 아니라서 실제로 유리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달러로 다시 주식을 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로 산 주식은 지금의 낮은 환율로 취득가가 잡히기 때문에, 나중에 환율이 오른 뒤 팔면 그 상승분까지 다시 수익으로 잡혀 세금이 붙는다. 이때는 세금이 없어진 게 아니라 뒤로 미뤄진 것에 가깝다.

젊고 당분간 큰돈 쓸 일이 없어 수십 년 뒤에나 환전할 생각이라면, 지금 환율에 크게 흔들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싸게 사서 오래 들고 가는 입장에서는 환율이 낮은 지금이 달러를 모으기 좋은 때일 수도 있다.

환율이 더 내려가면 그때 달러를 사 두겠다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집을 사느라 환율이 높을 때 미리 일부를 팔아 원화로 바꿔 둔 사람은, 세금을 좀 더 냈더라도 그 선택이 훨씬 마음 편했을 것이다.

환율 하락이 좋으냐 나쁘냐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내 돈이 언제 원화로 필요한지에 따라 달라진다.

세금 화면의 숫자만 보고 이득이라고 느끼기보다는, 원화로 본 내 재산이 실제로 얼마나 늘었는지를 함께 보는 습관이 필요해 보인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