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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드(SCHD ETF), 지금 사나 10년 뒤에 사나 배당금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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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투자를 조금이라도 공부하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이 드는 시점이 온다.

어차피 나중에 슈드 1만 주 살 거면, 지금 성장주로 굴리다가 나중에 옮기면 안 되나?

얼핏 들으면 그럴듯한 전략이다.

성장주로 수익을 키운 다음, 은퇴 즈음에 슈드로 갈아타서 배당 받으면 되지 않냐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 그 시점에 보유한 주식 수만 같다면 배당금 자체는 같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배당은 주가가 아니라 주식 수에 따라 나온다.

먼저 배당의 기본 구조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슈드(SCHD)는 ETF다. 이 ETF가 보유한 기업들이 배당을 지급하면, 그 합산 금액이 슈드 투자자들에게 분배되는 방식이다.

핵심은 배당금이 주가에 맞춰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각 기업의 이사회가 그 분기 혹은 연간 잉여이익을 얼마나 배당으로 내놓을지 결정하고, 그게 모여 슈드의 분배금이 된다.

즉, 철수가 슈드를 10년 전에 샀든, 영희가 오늘 샀든, 1주당 받는 배당금은 똑같다. 언제 샀는지, 얼마에 샀는지는 배당금 계산에 아무 영향이 없다.

그래서 2036년 시점에 누군가가 슈드 1만 주를 들고 있다면, 그 1만 주에 대한 배당금은 동일하다.

그럼 배당성장이란 말은 뭔 소리인가?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부분이 나온다.

배당성장이란 슈드가 해마다 1주당 지급하는 배당금 자체가 조금씩 올라왔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슈드가 작년엔 1주당 1달러를 줬는데, 10년 뒤엔 1주당 2달러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성장이 쌓여온 게 슈드의 역사적인 매력 포인트다.

그런데 이걸 제대로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1만 주라도, 산 시점에 따라 실질 수익률이 다르다.

예를 들어보자. 지금 슈드 1주 가격이 약 31달러라고 하자. 연간 배당금이 1주당 1.04달러라면, 지금 산 사람의 배당수익률은 약 3.3%다.

그런데 10년 전에 슈드를 20달러에 산 사람이 있다고 치자. 10년 뒤 1주당 배당금이 1.04달러라면, 이 사람의 원금 기준 배당수익률은 5.2%가 넘는다. 현재 주가가 올랐어도, 자기가 낸 돈 기준으로 보면 훨씬 높은 수익률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이것을 투자배당률(YOC, Yield on Cost)이라고 부른다.

증권사 앱에서 보여주는 배당률은 지금 가격 기준의 시가배당률이고, 실제 내가 얼마에 샀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혀 다른 숫자가 나온다.

그러면 지금 바로 사야 하나, 성장주로 굴리다 나중에 갈아타야 하나!

여기서 전략의 갈림길이 생긴다.

지금 슈드를 사 두면 배당을 바로 받기 시작하고, 10년 뒤엔 원금 기준 배당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지금 성장주에 투자해서 10년간 자산을 키운 다음 슈드로 갈아타면, 더 많은 주식 수를 확보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맞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성장주라고 믿고 산 주식이 계속 성장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성장주라는 타이틀은 결국 과거의 기록이다.

앞으로도 그 성장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장이 꺾이면 낙폭도 크다.

반면 슈드 같은 배당ETF는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매년 배당이라는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도 있다.

결국 핵심은 이거다.

2036년에 슈드 1만 주를 들고 있다면, 그 배당금은 지금 산 사람이든 10년 뒤에 산 사람이든 같다.

하지만 지금 사 둔 사람은 10년 동안 오른 주가 덕분에 원금 대비 배당률이 훨씬 높아진다. 그리고 그 10년 동안 받아온 배당금을 재투자했다면 주식 수 자체도 더 많아진다.

결국 언제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느냐가 배당 투자의 진짜 무기다.

오래 들고 있을수록 원금 기준 수익률이 쌓이고, 복리 효과가 붙는다. 배당성장이라는 개념은 주가가 오른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1주당 주는 배당금 자체가 해마다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배당 투자의 본질을 꿰뚫는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주식 수가 같으면 배당금은 같다. 맞다. 그런데 그 주식 수를 얼마에, 언제 확보했냐가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을 갈라놓는다.

배당 투자는 단기 수익이 아니라 시간을 무기로 삼는 전략이다. 그 점을 이해하고 나면, 지금 당장 슈드를 사 두는 것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꽤 합리적인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