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국민연금 월 167만 원의 함정, 모르면 건보료 폭탄!

  • 기준

많은 사람들이 200만 원 넘으면 건보료가 터진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정확히는 월 167만 원 이상부터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 된다.

이 기준을 넘어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소득뿐 아니라 재산까지 합산해서 보험료가 계산된다. 부부가 세대를 이루고 있다면 부부 합산으로 계산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건보료를 계산할 때 국민연금은 100%가 아니라 50%만 소득으로 인정한다. 즉, 월 200만 원을 받아도 건보료 계산 기준은 100만 원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 부분을 모르고 겁부터 먹는 사람이 많다.

은퇴 후 금융소득, 직장인 때와 다르다.

직장에 다닐 때는 이자나 배당 같은 금융소득이 연간 2천만 원을 넘어야 건보료가 붙는다.

그런데 은퇴해서 지역가입자가 되면 기준이 절반으로 낮아진다. 연간 1천만 원을 초과하는 순간, 그 초과분이 아니라 금융소득 전액에 건보료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예금 이자와 배당금을 합쳐서 1,100만 원이 생겼다면, 100만 원이 아니라 1,100만 원 전부를 기준으로 건보료가 매겨진다는 뜻이다.

이걸 모르고 배당 투자를 열심히 해오다가 건보료 고지서를 받고 충격받는 경우가 실제로 꽤 있다.

개인연금은 건보료에서 빠진다, 이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다. 연금저축이나 IRP 같은 사적연금, 즉 개인연금에서 받는 연금소득은 건보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같은 공적연금과는 다르다.

이 사실을 알면 전략이 보인다.

일반 계좌에서 이자나 배당을 받는 것보다 연금계좌 안에서 운용해서 꺼내는 것이 건보료 면에서 유리하다. 단, 세액공제를 받은 개인연금은 수령 시 연금소득세(5.5%)가 붙는다. 세금은 내지만 건보료는 내지 않는 구조다.

세액공제 안 받은 납입원금, 이게 진짜 무기다.

많은 사람들이 연금저축에 넣을 때 세액공제 한도인 연간 900만 원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금저축은 연간 최대 1,8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다. 세액공제를 못 받는 나머지 900만 원, 바로 이 돈이 나중에 진짜 힘을 발휘한다.

연금저축에서 돈을 꺼낼 때,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이 가장 먼저 인출된다.

이 돈은 납입 원금이기 때문에 비과세이고, 건보료도 전혀 붙지 않는다. 은퇴 후 생활비가 필요할 때 세금도, 건보료도 없이 꺼낼 수 있는 자금이 되는 것이다.

ISA 계좌를 잘 활용하면 이 비과세 재원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다.

ISA를 3년 운용한 후 만기 금액을 연금저축으로 이전하면 된다. 납입 한도가 3년에 8천만 원이고 수익까지 합치면 1억이 넘는 금액을 연금계좌에 비과세 재원으로 쌓을 수 있다.

부부가 함께 이 전략을 쓰고 9년을 꾸준히 하면 연금계좌 안에 비과세 재원만 7억 원대가 쌓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피부양자를 5년 더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연간 2천만 원을 넘어도, 방법이 있다. 바로 부분연기연금 제도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됐을 때 전액을 받는 대신, 절반만 받고 나머지 절반을 5년 뒤로 미루는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면 5년 동안은 연금 수령액이 기준 이하로 유지되고,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여지가 생긴다.

동시에 일반 계좌의 금융소득을 ISA나 연금계좌로 옮겨서 각자의 금융소득을 1천만 원 이하로 맞추면 피부양자 탈락 기준을 피할 수 있다.

물론 5년이 지나 연기된 연금이 합산되면 그때는 지역가입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5년 동안 절세 재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략이다.

주택연금은 소득이 아니다.

뜻밖의 카드가 하나 더 있다. 집을 담보로 매달 돈을 받는 주택연금이다. 이 돈은 법적으로 소득이 아니라 내 집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건보료 산정 기준에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1세대 1주택자가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공시가격 5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재산세를 25% 감면받는다.

기초연금을 받는 입장이라면 주택연금으로 받은 금액이 나중에 갚아야 할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돼 기초연금 수급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인출 전략이 전부다.

연금 투자는 얼마나 넣느냐보다 어떻게 꺼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금액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계좌에서, 어떤 순서로, 얼마씩 꺼내느냐에 따라 세금과 건보료가 수백만 원씩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은퇴 후 건강보험료 걱정을 줄이고 싶다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ISA와 연금계좌에 세액공제 한도를 넘어서도 꾸준히 납입해 비과세 재원을 쌓아두는 것이다.

둘째, 금융소득이 일반 계좌에서 1천만 원을 넘지 않도록 분산하는 것이다.

셋째,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 기반 ETF의 매도차익은 비과세이고 건보료에도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단순하다.

어디서 받느냐가 세금과 건보료를 결정한다. 은퇴 준비는 저축이 아니라 구조 설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