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로만 채운 계좌를 보고 있으면 여러 생각이 든다.
ISA와 연금저축, IRP를 나스닥100, S&P500,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로 꽉 채워 둔 포트폴리오. 구성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계좌 금액은 불어나는데, 정작 손에 쥐는 배당금은 생각보다 적어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게다가 일반 계좌에 담아 둔 국내 반도체 ETF는 30% 가까이 빠져 있어 쳐다보기도 싫은 상태라면, 매달 눈에 보이는 현금이 더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ISA 잔여 금액 5천만 원 정도로 커버드콜을 담아보려 할 때,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배당이 조금 적더라도 주가가 잘 버텨주는 상품, 그리고 국내에 상장된 미국 커버드콜일 것. 개인적으로 이 기준은 매우 현명하다고 본다.
대다수가 커버드콜을 고를 때 분배율(배당 수익률) 숫자부터 보지만, 처음부터 덜 받더라도 주가가 덜 깎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기 때문이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들고 있으면서, 주가가 오를 때 수익을 얻을 권리(콜옵션)를 다른 사람에게 팔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나눠주는 구조다.
옵션을 많이 팔수록 당장 손에 쥐는 돈은 늘어나지만, 주가가 크게 오를 때 그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놓치게 된다. 반대로 옵션을 적게 팔면 배당은 줄어드는 대신 주가가 올라갈 때 그 기쁨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
국내 상장 상품들을 분배율 순으로 나열해 보면 이 관계가 명확히 보인다.
연 15% 수준의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이 맨 위에 있고, KODEX 미국성장커버드콜액티브,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를 거쳐 연 7~8% 수준을 추구하는 ACE 미국배당퀄리티+커버드콜액티브 쪽으로 내려온다.
흔히 분배율이 높으면 주가 변동이 크고, 분배율이 낮으면 변동이 적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 차이가 단순히 분배율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스닥 기반 상품은 원자산인 기술주 자체가 원래 크게 출렁이고, 배당주 기반 상품은 원래 주가 움직임이 얌전하다.
따라서 눈앞의 분배율 숫자보다 이 상품이 실제로 어떤 주식을 담고 있는지를 먼저 뜯어보는 게 훨씬 정확하다.
왜 441640에 손이 자주 갈까?
이런 기준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상품이 바로 441640(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이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운용된 ETF인 DIVO를 벤치마킹한 상품으로,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우량 기업들을 담고 시장 상황에 맞춰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하는 액티브 방식을 쓴다.
시장이 오를 때는 옵션을 덜 팔아 상승폭을 따라가고, 시장이 흔들릴 때는 옵션을 더 팔아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분배금은 적당히, 주가 방어는 단단하게라는 성격이 명확하다.
비슷한 미국 배당 커버드콜인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과 최근 1년 흐름을 함께 놓아보면, 441640은 분배율이 가장 낮은 편이었고 주가 변동성 역시 가장 적었다.
특정 구간에서는 다른 두 상품의 전체 수익률이 앞서기도 했다. 결국 어떤 상품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기보다는, 투자자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의 차이다. 원금 방어를 최우선으로 둔다면 441640을 모아가는 것은 본래 기준에 충실한 납득할 만한 결정이다.
참고로 441640은 매월 15일 기준, KODEX 미국성장커버드콜액티브는 매월 말일 기준으로 분배금을 준다. 두 상품을 적절히 섞으면 한 달에 두 번 배당을 받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
데일리 커버드콜, 한 가지만 더 들여다보자.
요즘 커버드콜 시장의 대세는 매일 만기가 돌아오는 옵션을 파는 데일리(Daily) 방식이다. 옵션을 전량 매도하던 초기 1세대, 주 단위로 일부만 팔던 2세대 위클리를 지나, 매일 10% 안팎의 옵션만 파는 3세대 데일리 방식으로 진화한 셈이다.
옵션은 조금만 팔고 나머지 90%가량은 지수 상승을 그대로 따라가게 만들었기 때문에, 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처럼 나스닥의 상승 흐름을 타면서 배당도 넉넉히 챙기는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하나 있다.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같은 상품은 미국 배당성장주 100종목을 보유하지만, 정작 파는 옵션은 S&P500 지수 기준이다. 즉, 내가 들고 있는 주식과 내가 파는 옵션의 대상이 서로 다른 셈이다.
평소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기술주 위주로 시장이 폭등해 S&P500은 크게 오르고 배당주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날이 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옵션 매도에서 생긴 손실을 주식 상승으로 메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배당주만 홀로 강한 장세에서는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상품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이런 구조적인 특징을 알고 투자하는 것과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하락장에서의 마음가짐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JEPI, JEPQ가 이번 조건에 맞지 않는 이유
미국 커버드콜의 대표격인 JEPI나 JEPQ도 여전히 많이 거론된다. 분배금도 꾸준하고 이름값도 있지만, 절세 계좌를 활용하려는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
미국 현지 시장에 직접 상장된 ETF라 ISA나 연금계좌에는 아예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계좌에서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때마다 미국 현지 세금 15%가 곧바로 차감된다.
게다가 주가 흐름을 봐도 JEPI는 횡보에 가깝고 JEPQ는 완만하게 오르는 편이라, 최근 국내에 상장된 데일리 커버드콜 상품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절세 혜택을 극대화하려면 ISA 계좌에서 국내 상장 미국 커버드콜 ETF를 담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ISA 안에서는 배당금이 들어올 때 당장 세금을 떼지 않고, 만기 시 손익을 통산해 일반형은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도 9.9%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현금 흐름이 많이 발생하는 커버드콜일수록 ISA 계좌와의 궁합이 뛰어난 이유다.
국내 커버드콜과 리츠는 나중을 위한 카드
시선을 국내로 돌려보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금융 고배당주에 커버드콜을 얹은 상품, 혹은 국내 리츠 ETF 같은 대안도 있다.
연 9~10% 수준의 분배금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가격 부담도 적어, 미국 자산에 편중된 계좌의 균형을 맞추는 용도로 활용되곤 한다.
다만 이 상품들을 담는 시점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앞으로 도입될 국내 전용 ISA(생산적 금융 ISA)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국내 커버드콜이나 리츠는 그때까지 아껴두는 게 자연스럽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이 계좌는 국내 주식과 펀드 위주로만 투자할 수 있는 대신, 계좌 내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이 전액 비과세 처리된다.
배당금이 큰 국내 고배당/커버드콜 상품에 최적화된 계좌인 셈이다. 2027년 신규 가입분부터 적용될 예정이지만 개정 법안이 확정되는 흐름을 차분히 살필 필요가 있다.
배당이 많으면 주가 성장이 더디고, 성장이 크면 배당이 적다는 원칙은 커버드콜 세계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결국 단 하나의 완벽한 상품을 찾기보다는 계좌 내 비율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는 게 현실적이다.
이미 나스닥100과 S&P500으로 성장 동력을 충분히 확보한 계좌라면, 커버드콜은 두 번째 주연이 아닌 계좌의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 장치 정도 역할만 해줘도 충분하다.
그런 관점이라면 방어력이 좋은 액티브 커버드콜을 중심에 두고, 현금 흐름이 더 필요할 때 데일리 상품을 살짝 섞어주는 전략이 무난하다. 마음이 가는 대표 상품 2~3개로 나눠 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상품을 고르든, 단순히 분배율 숫자에 현혹되기보다 이 상품이 무엇을 들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옵션을 파는지 그 속사정을 먼저 파악하는 습관이 장기 투자의 성패를 가른다.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글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다. ETF의 분배율과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변하며 과거 성과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커버드콜 ETF 역시 원금 손실 위험이 있으므로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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