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커버드콜, 분배금 숫자만 보고 고르면 안 되는 이유

  • 기준

얼마 전에 친한 후배가 연락을 해와서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형, 요즘 다들 커버드콜 이야기하던데 도대체 뭘 기준으로 골라야 돼? 그냥 매달 돈(분배금) 많이 주는 거 사면 되는 거 아니야?”

나도 처음 커버드콜을 알게 됐을 때 딱 똑같은 생각을 했었던 터라 픽 웃음이 났다.

당장 눈에 보이는 분배금 숫자만 보면 정말 솔깃해질 수밖에 없거든…

그런데 몇 년 직접 투자를 해보고 이것저것 공부하다 보니, 그 숫자 하나만 보고 덜컥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참 많다는 걸 알게 된다.

가장 먼저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오해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보통 “장이 오를 땐 수익을 쭉쭉 따라가면서, 장이 떨어질 땐 손실을 막아주는 마법 같은 커버드콜”을 찾는 사람들이 참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완벽한 상품은 세상에 없다.

커버드콜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내 주식이 오를 때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콜옵션 매도), 그 대가로 웃돈(프리미엄)을 챙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즉, 상승장에서 시장이 오르는 걸 잘 따라간다는 건, 반대로 하락장에서도 시장이 빠지는 만큼 비슷하게 떨어진다는 뜻이다.

반대로 웃돈을 아주 많이 받아내서 주가가 떨어지는 걸 두껍게 막아두면, 이번엔 주식 시장이 크게 오를 때 그 상승분을 거의 못 따라가게 된다.

결국 오를 때의 수익과 떨어질 때의 방어력은 시소 같아서, 한쪽을 얻으면 한쪽을 내어줘야만 하는 관계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그럼 도대체 뭘 보고 골라야 할까?

먼저 봐야 할 건 커버드콜이라는 포장지 안에 들어있는 진짜 알맹이, 즉 어떤 기초자산을 담고 있느냐다.

아무리 좋은 전략을 써도 투자하는 자산 자체가 부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거든…

크게 보면 미국 나스닥 위주로 담았는지, 한국 코스피를 담았는지로 나눌 수 있다. 나스닥 쪽도 오르고 내리는 폭을 좁게 막아둔 게 있고, 나스닥 지수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면서 분배금을 많이 주는 것도 있고 그 중간쯤 되는 성격도 있다.

코스피 쪽은 지수를 따라가면서 우리나라 주식 특유의 세금 혜택을 노리는 것도 있고, 반도체 같은 특정 종목 비중을 늘려서 성장과 배당을 동시에 챙기려는 상품도 있다.

겉보기엔 똑같이 ‘커버드콜’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어도, 운용사가 어떻게 굴리고 어떤 종목을 담았는지에 따라 실제 성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그다음으로 고민해 볼 건 투자의 방향성이다.

요즘 이름에 타겟형이나 고정형 같은 말이 자주 붙는데, 쉽게 말해 타겟형은 시장이 오를 때 어느 정도 수익을 따라가는 대신 매달 주는 분배금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방식이다.

반면에 고정형은 매달 정해진 비율로 꾸준히 돈을 주지만, 그만큼 주가가 오를 때 내 주식의 가격이 오르는 건 막혀 있는 편이다.

실제로 코스피가 크게 올랐던 날, 타겟형은 지수가 오르는 걸 꽤 많이 따라갔지만 고정형은 그 절반도 못 올랐던 적이 있다. 반대로 지수가 떨어질 땐 고정형이 조금 더 잘 버텨주기도 했고. 결국 내가 지금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앞으로 반등할 것 같다면 타겟형이 낫고, 이미 많이 올라서 더 오르기 힘들 것 같다면 고정형이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세금 문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인데, 해외 시장에 상장된 커버드콜은 수익이 아무리 잘 나도 배당소득세 15.4%를 떼고 계좌에 들어온다.

반면에 우리나라에 상장된 커버드콜은 세금을 안 떼는 비과세 혜택(ISA나 연금계좌 등)을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해외 지수를 따라가고 싶더라도, 한국 시장에 상장된 해외 추종 상품을 고르는 게 세금 다 떼고 내 손에 남는 진짜 수익을 생각하면 훨씬 유리할 때가 많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매달 받는 이 분배금의 진짜 정체를 아는 거다.

흔히들 배당금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건 내 원금을 깎아서 돌려받는 자가배당에 가깝다. 은행 이자처럼 가만히 있어도 쌓이는 꽁돈이 아니라, 내 자산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팔아서 현금으로 꺼내 쓰는 장치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면 당장 눈에 보이는 분배율 숫자보다, 이 비율을 몇 년간 꾸준히 유지하면서도 내 원금(기초자산)이 조금씩이나마 같이 오르는지를 확인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분배율이 연 12%라면, 최소한 내 원금이 1년에 1%라도 꾸준히 올라줘야 실질적으로 손해를 안 본다는 계산이 나오니까…

그러다 보니 절대 피해야 할 상품도 눈에 들어온다.

당장 내 계좌에 찍히는 돈은 엄청난데, 정작 내 원금은 반토막이 나고 있는 이른바 제 살 깎아먹기 상품들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받은 돈 때문에 세금 폭탄(종합과세)까지 맞게 되면, 차라리 평범한 상품에 투자한 것만 못한 억울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분배금 숫자가 유독 높아서 마음이 혹할수록, 혹시 이런 함정이 숨어있지는 않은지 한 번 더 의심해 봐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쭉 정리해 보니, 무조건 좋은 커버드콜을 고르는 단 하나의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에서 굴릴 건지, 그리고 매달 받는 돈을 단순한 공짜 이자가 아니라 내 원금을 쪼개서 쓰는 것으로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나만의 답을 찾는 과정일 뿐이다. 이 세 가지에 답을 내리고 나면 억 단위의 큰돈을 커버드콜에 넣는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간다.

그 사람들은 엄청난 대박 수익률을 좇는 게 아니라, 장이 안 좋을 때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걸 보면서 심리적으로 든든하게 버틸 수 있는 자기만의 시스템을 만들어 둔 거니까.

개인적으로는 한 가지 커버드콜에 전부 쏟아붓기보다는, 타겟형과 고정형, 그리고 국내에 상장된 해외 추종형을 적절히 섞어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상승장과 하락장 어디서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어막이 쳐지니까 말이다.

완벽하게 오를 땐 다 오르고 떨어질 땐 꽉 막아주는 환상 속의 유니콘을 찾아 헤매기보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위험 수준과 내가 원하는 매월의 현금 흐름 사이에서 나만의 균형점을 찾는 것. 그게 결국 내 상황에 딱 맞는 진짜 좋은 커버드콜을 고르는 유일한 기준이 아닐까 싶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