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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20년, SCHD 하나만 믿고 가도 돼!

  • 기준

마흔이나 쉰 줄에 접어들면 누구나 한 번쯤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은 매달 월급이 들어오지만, 언젠가 그 월급이 끊기는 날이 온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가 될 때까지, 혹은 그 이후에도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는 단순히 숫자 몇 개를 계산하는 문제가 아니다.

남은 삶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질문과도 맞닿아 있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요즘 자주 들리는 이름이 있다.

바로 미국 배당성장 ETF인 SCHD다.

유행하는 기술주처럼 크게 오르는 맛은 없지만, 오히려 그 심심함과 꾸준함 때문에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실제로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연금 계좌나 ISA 계좌를 이 ETF를 따르는 상품으로 싹 정리하고, 보유 중인 국내 주식도 정리되는 대로 미국 직접 투자로 옮기려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질문이 하나 남는다. 앞으로 십 년, 길게는 십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이 종목 하나만 계속 모아가도 정말 괜찮을까 하는 점이다.

이 질문에 답을 찾으려면 이 상품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SCHD는 요즘 주목받는 인공지능 관련 성장주는 거의 담지 않는다. 대신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생필품, 에너지, 금융, 기본 시설을 다루는 회사들 중에서도 재무 상태가 튼튼하고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곳들을 골라 담는다.

이렇게 보면 여기에 포함된 기업들이 한꺼번에 망하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만약 그런 일이 터진다면 그건 이 종목 하나가 아니라 미국 경제나 세계 경제 전체가 무너진 상황일 것이다.

따라서 망할까 봐 겁을 먹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다른 주식에 비해 돈을 덜 벌 수는 있고, 그 지루함을 버텨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실제로 이 투자를 해나가면서 마주치는 진짜 어려움은 돈을 잃는 것보다 길고 지루한 시기를 견디는 마음일 것이다.

주가가 몇 년씩 오르내리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때가 올 수 있다. 비록 그 기간에도 배당은 매년 조금씩 늘어나 속으로는 배당금이 착실히 쌓이지만, 눈에 보이는 주가가 움직이지 않으면 조바심이 나기 마련이다.

이미 자산을 어느 정도 모았고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면 이런 특징이 오히려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자산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하거나 투자 기간이 십 년 이상 남아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술주가 폭등할 때 혼자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남들보다 뒤처지는 느낌에 마음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럴 때는 한 종목에만 집중하기보다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성장형 자산을 절반 정도 섞어서 마음의 균형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당금이 매년 10%씩 늘어난다고 보고 매달 일정 금액을 20년 넘게 넣으면서 배당을 계속 재투자하는 계산을 해보면 재미있는 점이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받는 배당금 자체는 뚜렷하게 늘어나지만, 주가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새로 살 수 있는 주식 수 자체는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처음 기대했던 것만큼 자산이 급격히 불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배당 투자 방식이 틀렸다는 뜻이라기보다, 배당을 다시 투자해서 눈에 보이는 결실을 얻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과 참을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은퇴가 얼마나 남아 있느냐에 따라 이 자산을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은퇴를 오 년 정도 남겨둔 시점이라면 배당주 비중을 높게 가져가되, 여기서 나오는 배당금은 재투자하는 대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산에 넣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다 시장이 하락할 때 배당주 일부를 팔아 성장주를 더 매수하는 식의 조금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기도 한다.

반면 은퇴가 바로 눈앞이거나 이미 시작되었다면 포트폴리오를 복잡하게 가져갈 이유가 없다. 배당주와 대표 성장주 계열을 각각 한두 개씩만 깔끔하게 남겨두고,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생활비를 쓰며 마음 편하게 오래 들고 가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나스닥이 훨씬 더 많이 올랐다고 해서 이 방식이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다.

기술주와 배당주는 태생부터 목표가 완전히 다르다. 하나는 폭발적인 성장을 노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 편한 안정성과 꾸준한 현금 흐름을 노리는 것이다. 목적이 다른 둘을 단순히 수익률 하나만 놓고 비교하면 언제나 어느 한쪽이 아쉬워 보일 수밖에 없다.

한 종목만 계속 사 모아도 되느냐에 대한 정답은 따로 없다. 손실에 대한 공포보다는 몇 년 동안 이어질지 모르는 지루함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리고 나의 은퇴 시점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따라 각자만의 답을 찾아갈 뿐이다.

결국 남들과 비교하기보다 내 상황에 맞는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현명한 투자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 글은 특정 상품을 사라고 추천하는 글이 아니라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해본 기록이다. 모든 투자에는 언제나 원금 손실 위험이 따라오니, 어떤 결정이든 스스로 충분히 고민해보고 판단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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