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하이닉스 단일 종목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가 하루 만에 30% 넘게 빠지는 일이 있었다.
전날 종가 대비 무려 9,840원이 내려앉으며 3만원대였던 가격이 2만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이런 가격 흐름을 보면서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라는 상품 자체가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지수가 아니라 개별 기업 하나의 주가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다 보니, 그 종목이 크게 흔들리면 ETF 가격도 곱절로 출렁이게 된다.
반도체 업황이나 실적 발표 같은 이슈 하나에 하루 만에 수익률이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구조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2배로 오르내리는 상품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복잡한 위험이 숨어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레버리지 ETF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 바로 변동성 손실, 흔히 음의 복리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처음 들으면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 오는데, 숫자로 풀어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예를 들어 일반 ETF가 100만원에서 출발했다고 해보자.
첫날 10% 떨어지면 90만원이 되고, 다음날 10% 오르면 99만원이 된다.
원금 100만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99만원에 머무는 이유는 두 번째 날의 +10%가 처음 100만원이 아니라 줄어든 9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이걸 2배 레버리지로 바꿔보면 상황이 더 심해진다. 지수가 -10%, +10%로 움직였다면 레버리지 상품은 -20%, +20%로 반응하게 되고, 계산해보면 100만원이 96만원까지 줄어든다.
일반 ETF는 99만원인데 레버리지는 96만원이니, 같은 지수 흐름이었는데도 손실 폭이 훨씬 커지는 셈이다.
더 흥미로운 건 이 손실이 하루이틀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수가 -5%, +5%를 계속 반복하면서 겉보기에는 제자리걸음처럼 보여도, 레버리지 상품은 매번 줄어든 금액을 기준으로 다시 등락을 거듭하다 보니 자산이 조금씩 야금야금 깎여나간다.

100만원이 90만원, 99만원, 89.1만원, 98.01만원… 이런 식으로 반복될수록 원금이 계속 줄어드는 구조다. 횡보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오래 들고 있으면 손해를 본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손실 후 회복은 왜 더 어려운가?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은 손실률과 회복률이 대칭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100만원이 50%가 떨어져 50만원이 되었다면, 다시 원금을 채우려면 100%가 올라야 한다.
반면 100만원이 80만원으로 20% 떨어진 상황이라면 25%만 올라도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 손실 폭이 커질수록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퍼센트 계산이 항상 현재 남은 금액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 같은 현상인데, 레버리지처럼 변동폭이 큰 상품일수록 이 함정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급락을 지켜보면서 레버리지 상품을 둘러싼 오래된 논쟁도 다시 떠올랐다. 한쪽에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원칙 아래 충분한 정보와 위험 고지가 있는 만큼 정상적인 투자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방향성에 베팅하는 구조 자체가 투자보다는 도박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논쟁에 정답은 없다고 본다.
다만 확실한 건 레버리지 상품은 짧은 기간 방향성이 뚜렷할 때 쓰는 도구지,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변동성 손실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2배로 더 번다는 기대만으로 들어가면, 지수는 제자리인데 계좌는 야금야금 줄어드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형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여러 종목으로 분산된 지수와 달리 개별 기업 하나의 이슈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실적 발표나 업황 뉴스 하나에도 하루 만에 수십 퍼센트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이번 사례가 잘 보여준 것 같다.
이번 급락 사례를 보면서 느낀 건, 레버리지 상품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그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하는 게 위험하다는 것이다.
단기 트레이딩 도구로 명확한 전략과 손절 기준을 세우고 접근한다면 나름의 활용 가치가 있겠지만, 막연히 오를 것 같으니까 레버리지로 더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들어간다면 변동성 손실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투자든 트레이딩이든 상품의 작동 원리를 제대로 알고 시작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자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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