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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계좌, 해지하면 손해? 종합과세자가 된 후 현명한 선택법

  • 기준

ISA 계좌를 3년 이상 보유하고 나면 반드시 한 번쯤 맞닥뜨리는 고민이 있다.

바로 지금 해지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들고 가야 할까?라는 질문이다.

처음 ISA를 개설할 때는 누구나 비슷한 청사진을 그린다. 의무 보유기간이 끝나면 해지하고, 다시 개설하고, 또 해지하고 개설하는 식으로 반복해서 비과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막상 3년이 지나고 나면 상황이 달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종합과세자가 되면 ISA 재개설이 막힌다.

ISA는 금융소득이 연간 2천만 원을 넘어 종합금융소득과세자로 분류되면 신규 개설 자체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2024년 배당이나 예금 이자 수익이 2천만 원을 초과했다면, 2025년부터는 종합과세자로 분류되고, 이 상태가 이어지는 동안은 ISA를 새로 만들 수 없다.

더 까다로운 건 그 이후 조건이다.

종합과세 해당 연도가 종료된 뒤로도 3년을 더 기다려야 ISA를 다시 개설할 수 있다.

즉, 내년에 겨우 금융소득을 2천만 원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해도, 실제로 새 ISA를 개설할 수 있는 건 빨라야 2031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ISA 계좌를 어떻게 해야 할까?

크게 세 가지 선택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선택지 1, 그냥 해지하지 않고 계속 운용한다.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5년 납입 한도를 채운 뒤에도 계좌 자체를 해지하지 않고 계속 굴리는 것이다. 이 방법에는 생각보다 큰 장점이 있다.

첫째, 납입 원금 한도 안에서는 언제든 세금이나 불이익 없이 인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납입 원금이 1억 원이라면, 그 안에서는 마음대로 출금해서 쓸 수 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구조다.

둘째, 과세이연 효과를 볼 수 있다.

계좌 안에서 수익이 쌓이는 동안에는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복리로 수익이 불어나는 동안 세금 없이 재투자가 가능하니 장기적으로 상당히 유리하다.

셋째, 비과세 한도가 남아 있다면 계속 누리면서 운용할 수 있다.

다만 본인의 ISA 화면에서 비과세 잔여 재원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꼭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증권사마다 이 정보가 표시되는 방식이 달라서, 어떤 곳은 앱에서 바로 보이고 어떤 곳은 콜센터에 문의해야 알 수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1억 원을 배당 ETF 등에 투자해서 월 배당 수익을 만들어두고, 수익이 원금 이상으로 커지면 그때 원금을 순차적으로 인출하다가 마지막엔 수익 부분만 남은 상태에서 해지하는 그림이다.

예를 들어 매달 80만 원씩 원금을 뺀다면 10년 넘게 세금 없이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부가 각각 1억 원씩 운용한다면 그 효과는 두 배가 된다.

선택지 2, 해지 후 연금저축 계좌로 이전한다.

ISA를 해지한 뒤 그 금액을 연금저축이나 IRP로 이전하면 이전 금액의 최대 10%, 최대 3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부분이 꽤 매력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막상 따져보면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중요한 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이전 금액 전체가 아니라 최대 300만 원뿐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ISA에서 1억 원을 이전하더라도 세공으로 구분되는 금액은 300만 원이고, 나머지 9,700만 원은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으로 분류된다.

그러면 이걸 어느 계좌로 이전하느냐가 다음 고민이 된다. 여러 연금 계좌에 나눠 넣으면 각 계좌마다 세공과 비세공이 섞여서 나중에 인출할 때 구분하기가 복잡해진다.

관리 편의성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이미 세액공제를 받지 않는 계좌 하나에 전액을 이전하는 것이 깔끔하다.

세공으로 구분되는 300만 원만 별도로 처리되고, 나머지는 안세공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 나중에 찾을 때 절차도 간단해진다.

선택지 3, 지금 바로 해지해서 이전하는 게 세금상 유리할 수 있다.

이 관점이 꽤 중요한데, 의외로 많은 사람이 놓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지금 해지하지 않고 5년을 더 운용한 뒤에 해지한다고 가정해본다. 연평균 수익률 7% 내외라면 현재 자산이 1.4배 이상으로 불어난다.

총 평가금이 1.5억 원 수준이 되면 해지할 때 내야 하는 세금이 500만 원 안팎에 달할 수 있다.

반면 지금처럼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을 때 해지해서 연금저축으로 이전하면, 그 이후 수익은 연금 계좌 안에서 쌓이게 된다.

연금 계좌도 과세이연이 되기 때문에, 어차피 장기 투자를 할 거라면 수익이 크게 불어나기 전에 이전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논리다.
결국 목적이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노후 연금 소득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 이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유동성 확보와 자유로운 운용을 원한다면 해지 없이 계속 들고 가는 것이 맞다.

ISA를 어떻게 할지는 정답이 없다. 각자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최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확인해야 할 항목은 세 가지다.

첫째, 현재 나의 ISA 비과세 한도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한다. 비과세 재원이 아직 충분하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

둘째, 목적이 연금 소득인지, 유동성 확보인지를 먼저 정한다. 연금이 목적이라면 지금 이전을 검토하고, 유동성이 필요하다면 해지하지 않고 원금 한도 내 출금 전략을 택하는 것이 낫다.

셋째, 이전 시 세액공제는 300만 원 한도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한다. 큰 금액을 이전하더라도 세공 혜택은 최대 300만 원이기 때문에, 이 수치에 지나치게 혹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오히려 실수하기 쉽다.

내 상황에서 가장 단순한 구조가 무엇인지를 먼저 그려보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하면 결국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