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왜 미국과 다르게 문제가 될까?

  • 기준

국내 증시에서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둘러싼 논쟁을 지켜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도 이미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이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표면적으로 보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운용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상품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상품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라고 본다.

미국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라 하더라도 지수 내 비중이 특정 한두 종목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는 구조다.

마이크론이나 테슬라, 엔비디아 같은 종목에 레버리지 상품이 붙어 있어도, 그 종목 하나가 지수 전체를 흔들 만큼의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한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반면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반도체 투톱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두 종목에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되면 그 여파가 곧바로 지수 전체의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본다. 즉 종목 두 개에 쏠린 자금이 시장 전체를 흔드는 셈이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국내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총자산 규모가 기초가 되는 본주 자체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을 넘어섰다는 자료다.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자산 규모가 해당 종목의 일평균 거래대금보다 커진 반면, 마이크론이나 테슬라, 엔비디아는 반대로 본주 거래대금이 레버리지 자산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는 곧 파생상품이 현물 시장을 흔드는,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국내에서 유독 두드러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구조가 생긴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고 본다.

첫째, 한 종목에 여러 증권사가 동시에 경쟁적으로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다 보니 자금이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둘째, 국내 주식은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지 않다 보니 단기 매매에 대한 심리적 유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시장 규모 자체가 미국에 비해 작다 보니 같은 규모의 자금이라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레버리지 상품 출시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투자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 활동이다. 다만 특정 종목에 대한 편중도가 유독 높은 시장 구조에서는, 그 종목에 파생상품 자금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결국 이 문제를 단순히 투자자들의 성향이나 국민성 탓으로만 돌리기보다는, 소수 종목에 시가총액이 집중된 시장 구조와 다수 증권사의 중복 상품 출시가 맞물린 구조적 결과로 바라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건강성을 논할 때는 상품 자체보다 그 상품이 놓인 시장 구조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본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