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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번 돈, 왜 주식으로 옮기기 시작했을까

  • 기준

재개발 빌라나 꼬마 빌딩으로 재산을 크게 불려온 사람이 있다.

오랫동안 공부했고 본인에게 제일 익숙한 분야라서 가장 큰돈을 벌어다 준 것도 부동산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동산들을 조금씩 주식이나 예금 같은 금융자산으로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

앞으로 집값이 안 오를 것 같아서가 아니다.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으면서 수시로 바뀌는 부동산 정책과 세금에 계속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점점 버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거다.

한창 재산을 불려 나갈 때는 이런 골치 아픈 일들도 참을 만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익률보다는 필요할 때 돈을 쉽게 뺄 수 있는지, 다달이 현금이 들어오는지가 훨씬 중요해지는 것 같다.

부동산의 가장 큰 단점은 딱 필요한 만큼만 쪼개서 팔 수 없다는 거다. 갑자기 큰돈이 필요해도 건물 화장실만 떼어서 팔 수는 없고, 아예 통째로 팔려니 시간도 오래 걸리는 데다 세금이나 복비 같은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

반면에 주식이나 예금은 딱 필요한 만큼만 빼서 쓸 수 있고, 배당금이나 이자를 통해 꼬박꼬박 돈이 들어오게 만들기도 쉽다.

그래서 이런 변화는 부동산을 완전히 내다 버리고 주식으로 갈아타는 거라기보다, 내 재산이 하는 역할 자체를 바꾸는 과정에 가깝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크게 불릴까가 중요했던 시기를 지나서, 이제는 어떻게 하면 내 자산에서 꾸준히 생활비가 나오게 할까를 더 먼저 고민하게 되는 거다.

시장 전체 흐름을 따라가는 펀드나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들을 섞어서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다달이 돈이 들어오게 하려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부동산 투자를 아예 안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정말 싸고 좋은 기회가 오면 다시 들어갈 생각들은 다들 가지고 있다. 다만 예전처럼 전 재산을 부동산 한 곳에만 전부 몰아두기보다는, 이리저리 나누어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주변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다.

오래 살던 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내야 할 세금이 훌쩍 뛰어버려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집이 여러 채면 규제도 많고 세입자 관리하기도 골치 아파서 다 팔아버리고 똘똘한 한 채만 남기는 쪽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건물 고쳐주고 세입자들 불만 들어주는 데 완전히 지쳐버려서, 당장 현금으로 바꾸기도 힘든 부동산이 오히려 짐덩어리처럼 느껴진다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래도 역시 믿을 건 땅이랑 집뿐이라며 예전 방식을 그대로 고집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나중에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생길 문제도 자주 나오는 이야기다.

손에 쥔 현금 없이 덩치 큰 부동산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남겨진 가족들은 상속세 내고 명의 바꾸는 데 들어갈 큰돈을 마련하느라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아예 자식을 건너뛰고 손주에게 바로 재산을 물려주는 방법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당장 세금 낼 정도의 현금은 꼭 쥐고 있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들도 많이 들린다.

사람의 심리와 관련된 이야기도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

1억 원을 벌었을 때의 기쁨보다 1억 원을 잃었을 때의 고통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거다. 매일같이 오르내리는 가격에 마음을 졸이다 보면 돈을 벌었어도 마음은 이미 지쳐버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크게 한몫 챙기려는 것보다 맘 편히 매달 꼬박꼬박 배당금이나 이자를 받는 쪽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 같다.

다만 이렇게 받는 배당금이나 이자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세금 폭탄을 맞거나 건강보험료가 훌쩍 뛸 수 있다 보니, 세금을 깎아주는 절세 통장들을 요리조리 잘 활용하면서 미리미리 대비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고 예금이나 주식 비중은 턱없이 낮다는 이야기도 참 자주 들린다.

이게 얼마나 정확한 사실인지를 떠나서, 은퇴를 앞둔 나이일수록 내 재산이 어떻게 쪼개져 있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한다는 공감대만큼은 확실히 커진 듯하다.

결국 정답은 부동산이냐 주식이냐 둘 중 하나만 고르는 게 아니라, 내 나이와 인생 단계에 맞춰서 재산의 쓰임새를 바꾸는 데 있는 것 같다.

열심히 돈을 굴려 재산을 불려야 할 때와,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편안하게 살아가야 할 때의 투자 방법은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것. 그게 이 모든 이야기들이 말해주고 싶은 하나의 결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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