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펀드(이하 연저펀)를 열심히 운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온다.
나 지금 이 계좌에 국내 ETF 담아도 되는 거 맞지?
사실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아무 생각 없이 국내 ETF를 연저펀에 사뒀다.
노후 준비한다는 생각 하나로 그냥 집어넣은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세금 구조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서야, 이게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일반계좌에서 국내 ETF는 사실상 세금이 없다.
먼저 일반계좌부터 짚어보겠다.
TIGER 코스피200처럼 국내 주식형 ETF를 일반계좌에서 사고팔면,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
배당이 나올 때만 배당소득세(15.4%)가 붙는 구조다.
즉, 시세차익으로 아무리 벌어도 그 수익에 대해 세금을 따로 낼 일이 없다는 뜻이다.
생각보다 꽤 유리한 구조다.
물론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인 연 2천만 원이다.
이게 단순히 ETF 매매차익만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 이자나 임대소득 같은 금융소득을 전부 합산했을 때 2천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ETF 수익이 1400만 원이고 은행 이자가 550만 원이면 합계 1950만 원이 되어 아슬아슬하게 걸릴 수 있다.
이 부분은 꼼꼼하게 계산해둘 필요가 있다.
그럼 연저펀에서는?
연금저축계좌 안에서는 매매를 아무리 해도 그 시점에 세금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
과세가 나중으로 미뤄지는 구조, 즉 과세이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연저펀은 계좌 안에서 얼마를 벌었느냐가 아니라, 나중에 연금으로 얼마를 받느냐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나이에 따라 3.3%~5.5%)가 붙는다.
그러면 어떤 상황이 생기냐!
일반계좌에서 사면 세금이 아예 없는 국내 주식형 ETF를, 굳이 연저펀에 담아두면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세금이 발생하게 된다.
즉, 세금이 없던 상품을 세금이 생기는 계좌에 넣은 셈이 되는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
손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비효율적인 구조라는 건 맞다.
한 가지 더 알아두면 좋은 점은, 연금저축에서는 손실이 난 종목도 전체 수익에서 차감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차전지 ETF에서 손실이 났다면 그게 수익에서 빠지기 때문에, 계좌 전체로 보면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럼 국내 ETF는 어디에 담는 게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 주식형 ETF는 ISA 계좌가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
ISA에서는 국내 ETF 매매차익이 과세이연조차 필요 없이 그냥 비과세가 된다.
다만 ISA의 비과세 한도(일반형 200만 원, 서민형 400만 원)를 넘는 금액은 9.9%로 분리과세가 된다는 점은 알아두어야 한다.
그리고 ISA에서도 국내 ETF가 국내 주식처럼 완전 비과세인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꼭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다.
반대로 연저펀에 담기 가장 적합한 건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다.
TIGER 나스닥100처럼 국내에 상장됐지만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은, 일반계좌에서 사면 매매차익과 과표기준가 중 작은 금액에 대해 배당소득세(15.4%)가 붙는다.
이런 상품들은 연저펀에 넣어서 과세이연 효과를 누리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정리해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일반계좌는 국내 주식형 ETF를 세금 걱정 없이 운용하기에 좋다.
단, 금융소득 2천만 원 초과 여부는 늘 체크해야 한다.
ISA는 국내 ETF의 매매차익을 비과세로 활용하기에 유리하고, 절세 한도 내에서 최대한 효율을 낼 수 있다.
연저펀은 세금이 발생하는 상품, 특히 국내상장 해외 ETF를 담아 과세이연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쓰는 게 가장 맞는 용도다.
사실 이런 세금 구조는 처음부터 알고 시작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나중에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렇다고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지금이라도 계좌 안을 들여다보고, 비효율적인 조합이 있다면 서서히 정리해나가면 된다.
투자에서 세금은 수익률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어떤 계좌에 어떤 상품을 담느냐 하나만 바꿔도 체감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해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