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에서 거래하다 보면 입금한 돈보다 주문 가능 금액이 훨씬 크게 찍혀있는 것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100만원을 넣었는데 3백만 원어치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게 가능한 것이 바로 미수거래입니다.
주식 시장은 독특하게도 D+2일 결제라는 시스템을 따릅니다. 오늘 A라는 주식을 샀다고 해서 오늘 당장 제 통장에서 돈이 나가는 게 아니라, 2거래일 뒤(D+2일)에 실제 돈과 주식이 오고 갑니다.
미수거래는 바로 이 D+2일이라는 시간차를 이용한 일종의 단기 외상 거래입니다. 쉽게 말해, 증권사가 이틀 동안 돈을 빌려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증거금률이 30%인 주식이 있다고 해봅시다. 제가 30만 원만 가지고 있어도 증권사는 아, 이틀 뒤에 어차피 100만 원 낼 거지? 믿고 일단 100만 원어치 사게 해줄게라며 주문을 승인해 줍니다.
나머지 70만 원은 증권사가 일단 대신 내주는 셈이죠. 이 70만 원이 바로 미수금(갚아야 할 외상값)이 됩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이 외상값, 즉 미수금 70만 원은 언제까지 갚아야 할까요?
네, 바로 D+2일(이틀 뒤) 주식 시장이 마감되기 전까지입니다. 만약 제가 30만 원으로 100만 원어치 주식을 샀다면, D+2일이 되기 전까지 제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현금 70만 원을 계좌에 추가로 입금한다.
보유한 주식(A주식이든 다른 주식이든)을 팔아서 70만 원을 마련한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2번을 선택합니다. 즉, 미수거래는 필연적으로 이틀 안에 쇼부를 보는 초단타 매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틀 뒤 주가가 올라서 110만 원이 되었다면? 70만 원을 갚고도 10만 원이 남으니(원금 30만 원 포함 40만 원), 30만 원 투자에 10만 원 수익, 무려 33%의 수익률을 기록합니다. 이것이 미수거래의 달콤한 유혹이죠.
반대매매 청구서
문제는 주가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100만 원어치 산 주식이 D+2일까지 떨어져 80만 원이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저는 여전히 70만 원을 갚아야 합니다. 하지만 주식을 다 팔아도 80만 원밖에 안 나오니, 제 원금 30만 원은커녕 빌린 돈 70만 원도 다 못 갚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80만 원 – 70만 원 = 10만 원만 남음)
에이, 그냥 버티면 안 되나요? 절대 안 됩니다. 증권사는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D+2일 마감 시간까지 70만 원이 입금되지 않으면, 그들은 다음 날 아침(D+3일)에 강제 청산에 들어갑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반대매매입니다.
이 반대매매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팔린다.
내가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를 것 같은데…라고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습니다. D+3일 아침 9시 땡 하자마자 시장가로 매도 주문이 나갑니다.
최악의 가격에 팔린다.
증권사는 제 수익률을 걱정해 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미수금 회수가 목적입니다. 그래서 보통 전날 종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심지어 하한가 기준)으로 매도 물량을 던져버립니다.
손해가 확정된다.
반대매매로 주식이 팔리면, 설령 그날 오후에 주가가 폭등하더라도 저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 됩니다. 손실은 그대로 확정됩니다.
미수동결계좌 페널티
이렇게 반대매매를 당하면, 해당 계좌는 30일 동안 미수거래 금지 딱지가 붙습니다. 즉, 증거금 100%로만 거래해야 하는 페널티를 받게 되죠.
증거금 100%’만 쓰는 이유
물론 미수거래는 고수들의 영역에서 단기 수익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특히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거나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한다면, 이 기능을 아예 꺼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 역시 모든 증권사 앱 설정에서 증거금 100% 설정을 해두었습니다.
이것은 나는 외상 거래(미수)는 절대 하지 않고, 오직 내 현금 100%로만 주식을 사겠다는 선언입니다. 이렇게 설정하면 100만 원을 입금하면 딱 100만 원어치만 주문이 가능합니다.(물론 신용 거래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제가 굳이 증거금 100%를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의 본질은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지, 시간에 쫓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수거래는 D+2일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시작하는 게임입니다. 소중한 투자금이 단 이틀 만에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당할 리스크를 안고 싶지 않습니다.
분석한 기업의 가치를 믿고, 하락장이 와도 여유롭게 버티거나 추가 매수를 하려면, 처음부터 내 돈으로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수거래의 달콤한 수익률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D+2일의 압박과 반대매매라는 공포는, 우리의 투자 원칙을 흔들고 결국 깡통계좌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도 토스증권에서 미수거래를 하고 싶다면 참고해보세요.
토스증권 주식 미수거래하는 방법
본인 휴대폰에서 토스 앱을 실행합니다.
맨 하단에 증권 메뉴를 선택하고 다음 화면 상단에 내 계좌보기 글자를 터치합니다.

우측 상단 관리에 들어갑니다.

내 계좌 관리 항목에서 주식 미수거래를 선택합니다.

외상으로 더 구매할까요? 돈은 2일 안에 갚으면 돼요 등의 안내를 확인하고 하단에 시작하기 버튼을 눌러줍니다.
약관에 동의하고 안내에 따라 진행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증거금 100% 설정을 해두고 거래하는 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