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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 횡보장에 유리하다! 정말일까?

  • 기준

주식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 유튜브에서 커버드콜 ETF를 소개하는 영상과 글을 많이 봤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었다.

상승장엔 기초자산(본주)보다 못하지만, 횡보하거나 내릴 때는 커버드콜이 유리하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시장이 오를 때만 빼고는 항상 커버드콜이 낫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커버드콜은 주식이나 ETF를 보유하면서, 동시에 그 자산의 콜옵션을 파는 전략이다.

콜옵션을 팔면 프리미엄(일종의 수수료)을 받는다.

이게 배당금처럼 매달 통장에 꽂힌다. 문제는 주가가 오르면 그 상승분을 다 가져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콜옵션 매수자가 그 이익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들 이렇게 요약한다.

오를 때는 이익을 나눠줘야 하지만, 안 오를 땐 프리미엄만 챙기니까 이득 아니야? 이 논리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게 문제다.

실제 데이터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에 처음 상장된 위클리 커버드콜 ETF와 그 기초자산을 약 2년간 비교한 데이터를 살펴봤다.

기초자산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까지, 약 15개월간 시장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딱 커버드콜이 유리하다는 그 조건, 횡보장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두 자산의 수익률 차이가 거의 없었다. 커버드콜이 조금 앞서다가, 기초자산이 조금 앞서다가를 반복했고, 마지막 몇 달은 기초자산이 살짝 더 나은 성적을 보였다.

횡보장에서 커버드콜이 유리하다는 말이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왜 그럴까?

15개월이라는 긴 횡보장 안에는 짧은 상승도 있고, 짧은 하락도 있다.

작은 상승 구간에서 커버드콜은 이익의 일부를 콜옵션 매수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그게 쌓이면서 결국 기초자산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게 되는 것이다.

배당금이 따박따박 들어오는데, 뭐가 문제?

이게 핵심이다. 커버드콜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배당률이다.

연 18% 정도를 배당해주는 상품도 있다.

월로 환산하면 약 1.5%다.

근데 이 배당금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 배당을 할 때마다 그만큼 ETF 가격이 내려간다.

매달 1.5%씩 빠지면, 15개월 후엔 원래 가격의 약 80% 수준이 된다. 즉, 배당금을 받아 쓴 투자자는 15개월 후 계좌에 -20%가 찍혀있는 걸 보게 된다.

물론 기초자산도 매도해서 생활비를 만들면 보유 수량이 줄어들긴 한다.

이 점에서 둘은 본질적으로 같다. 다만 보이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커버드콜은 수량은 그대로인데 수익률이 -20%로 보이고, 기초자산은 수량은 줄었지만 수익률이 0%로 보인다.

계좌 잔고는 둘 다 똑같이 줄어있는 상황인데, 어떤 게 더 마음이 편하냐의 차이가 된다.

더 무서운 건, 이 배당금의 일부가 사실은 콜옵션 매수자에게 넘겨줘야 할 돈을 투자자 원금에서 끌어다 쓴 셈이 된다는 점이다.

프리미엄을 받아 배당으로 주고, 콜옵션 행사에 따른 손실은 자산 가격 하락으로 투자자가 부담하는 구조다.

그럼 커버드콜은 쓸모없는 상품인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투자 상품에 절대적인 좋고 나쁨은 없다.

중요한 건 자신의 상황에 맞는지다.

예를 들어, 이미 은퇴를 했거나 곧 할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달 생활비가 통장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주식을 직접 팔아 현금화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스트레스인 사람에게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자동으로 현금 흐름이 생기는 구조가 실용적일 수 있다.

반면 아직 자산을 키워나가는 단계에 있는 젊은 투자자라면, 커버드콜은 딱히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수익률에서 기초자산에 뒤처질 가능성이 높고, 복리 효과도 덜 누리게 된다.

진짜 문제는 잘못된 정보다.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하게 느꼈던 부분은, 커버드콜 상품 자체가 아니라 그 상품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횡보장과 하락장에서 유리하다는 말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인데, 마치 확정된 사실처럼 포장되어 유통되고 있다.

실제 데이터를 10분만 들여다봐도 그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운용사 측에서도 상품이 좋아 보이도록 유리한 구간의 데이터만 골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개된 전체 데이터를 직접 찾아보는 수고가 필요하다.

어떤 상품이든, 그 상품을 설명하는 콘텐츠가 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한 번쯤은 이 사람이 이 상품을 팔아야 할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라고 되물어봐야 한다.

투자의 책임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커버드콜이 횡보장에서 기초자산보다 유리하다는 말은, 실제 데이터로는 지지되지 않는다.

횡보 구간이 충분히 길어지면 두 자산의 수익률은 비슷해진다.

높은 배당률의 이면에는 자산 가격 하락이 있고, 그 원리를 이해한 뒤에 선택해야 한다.

커버드콜이 나쁜 상품이 아니라, 잘못된 이유로 투자하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