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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 본주 못 이기는 거 알고도 산다!

  • 기준

커버드콜은 본주를 절대 못 이긴다.

그 말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면, 나는 지금도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이 아닌데, 왜 반감이 생기는 걸까?

커버드콜은 장기 토탈리턴에서 본주를 이기지 못한다. 이 문장은 사실이다.

데이터가 있고, 구조적으로도 그렇게 설계된 상품이다.

콜옵션을 팔아서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주가 상승분의 일부를 포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상승장이 길게 이어질수록 그 차이는 벌어진다.

그런데 이걸 근거로 커버드콜 사는 사람들은 공부를 안 한 거다라고 말하는 순간, 논리가 아니라 조롱이 된다고 본다.

커버드콜 투자자들도 이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다.

알면서 선택한 거다.

수익률 1위가 목적이 아닌 투자도 있다.

생각해보면 SCHD도 MAGS(빅테크7) 같은 성장주 앞에서는 토탈리턴 비교가 안 된다.

그렇다고 SCHD 투자자가 멍청한 건 아니다.

배당이라는 현금흐름을 원하고, 그걸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게 오래 버티는 것 자체가 전략이기 때문이다.

커버드콜도 똑같은 논리다.

최고의 수익률을 노리는 게 아니라, 내가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적인 거다.

소액이라도 매달 분배금이 통장에 들어오면 아, 이게 굴러가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생긴다. 그 감각이 장기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연료가 된다고 생각한다.

자가배당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어차피 주식 팔아서 생활비로 쓰면 되는 거잖아요. 자가배당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 이론적으로는 완벽하다.

배당금을 따로 받는 것보다 세금도 효율적이고, 원금도 더 오래 굴릴 수 있다.

근데 현실은 다르다. 주가가 하락하는 타이밍에 직접 매도 버튼을 누른다는 게, 그게 생각보다 엄청난 심리적 압박이다.

숫자가 빨간색으로 가득할 때 내 손으로 팔아서 생활비를 마련한다는 건, 매달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행위와 같다.

반면 ETF에서 자동으로 분배금이 들어오는 방식은,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돈이 들어오는 느낌이라 심리적으로 전혀 다른 경험이다.

일반적인 투자자의 멘탈을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고 본다.

20년 경력의 전문가도 장투가 지루하다고 한다. 하물며 나스닥이 몇 달만 횡보해도 다른 거 살걸 하고 흔들리는 게 평범한 개인 투자자의 실제 모습이다.

커버드콜이 본주보다 유리한 구간도 분명히 있다.

항상 상승장만 가정하고 비교하면 안 된다.

주식 시장이 1년, 혹은 그 이상 횡보하거나 천천히 흘러내리는 구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기간 동안 본주 투자자는 아무것도 못 받고 버티거나, 심리적으로 흔들려서 손절하거나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다가 타이밍을 놓친다.

반면 커버드콜 투자자는 그 기간에도 매달 분배금이 들어와서, 조금 더 여유롭게 버틸 수 있다.

또 한 가지, 지수가 3배 올랐다고 해서 투자자가 실제로 3배를 먹은 건 아니다.

오르는 과정에서 팔거나, 너무 일찍 익절하거나, 반등을 기다리다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최고가 기준의 수익률을 실제로 실현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렇게 보면 커버드콜의 자동 부분 익절 구조가 오히려 더 현실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경우도 생긴다.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건 다르다.

커버드콜이 문제가 되는 건, 상품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잘못 이해하고 사는 경우다.

배당도 많이 받고, 주가도 본주처럼 오르는 상품으로 알고 투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옵션 프리미엄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상승 제한이 왜 생기는 건지를 모른 채 배당 많이 주는 ETF로만 접근하는 거다.

더 중요한 건, 커버드콜의 분배금은 기업이 이익으로 지급하는 배당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옵션 프리미엄을 재원으로 하는 분배금이기 때문에, 이걸 일반 배당주의 배당금과 동일하게 보면 안 된다.

이 차이를 알고 투자하느냐, 모르고 투자하느냐가 결과에 대한 납득도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커버드콜은 나쁜 상품이 아니다.

단지, 내가 왜 이걸 사는지를 명확히 알고 사야 한다.

현금흐름을 위해, 심리적 안정을 위해, 자동 익절 구조를 활용하기 위해 산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본주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산다면, 그건 잘못된 출발점이다.

투자는 결국 내가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투자 공부를 하다 보면 수익률 극대화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아도 중간에 포기하면 의미가 없다. 레버리지 ETF가 장기 토탈리턴에서 일반 지수를 크게 앞선다는 건 알지만, 그 변동성을 실제로 견디면서 10년을 버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흔들릴 때마다 팔고 다시 사는 과정에서 기회비용이 소멸한다.

결국 최고의 투자 전략은 내가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나스닥 지수 적립식이고, 누군가에게는 배당 ETF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이고, 누군가에게는 커버드콜과 본주를 섞어서 현금흐름과 성장을 동시에 가져가는 방식이다.

내가 선택한 방법이 수학적으로 최적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상황과 심리에 맞고, 10년을 버틸 수 있다면, 그게 나한테는 최고의 전략이다.

남의 포트폴리오를 수익률 하나로 평가하는 건, 그 사람의 상황과 목적을 전혀 모르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커버드콜을 포함한 모든 ETF 투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정 상품의 매수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 판단은 항상 본인의 상황에 맞게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