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오래 들고 있으면 진짜 안 되는 걸까?
레버리지는 단타용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막상 생각해보면 저점에서 싸게 사서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7달러에 사서 50달러까지 버티면 엄청난 수익인데, 그게 왜 나쁜 전략이냐는 생각이 든다.
숫자로 보면 매력적인데, 현실은 다르다.
이론만 보면 레버리지 장투는 꽤 그럴듯하다.
실제로 TQQQ는 2020년 초에 11달러대였는데 지금은 50달러를 훌쩍 넘는다.
500% 가까운 수익이다. QQQ 본주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이다.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게 빠져 있다.
그걸 버텼냐는 이야기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중간에 -50%, -70%, -80% 구간이 여러 번 있었다.
계좌가 반 토막 났을 때, 아니 그 이하로 떨어졌을 때 그냥 가만히 들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대부분은 못 버텼을 거라 본다.
숫자로만 보면 쉬운데,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레버리지가 무서운 진짜 이유…
S&P500이 -20% 빠지는 해가 몇 년에 한 번씩은 온다.
역사적으로 그랬다. 그럼 QQQ는 -25~30% 정도 빠진다.
SOXX 같은 반도체 지수는 -35%까지도 간다. 여기서 3배 레버리지를 적용하면 SOXL은 -80% 이상이 된다.
SOXX가 -40% 빠지면 SOXL은 -90% 근처까지 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1,000만 원 넣었다가 100만 원 되는 거다.
그냥 보면 그래도 반등하면 되지 않나? 싶을 수 있다. 근데 -90%에서 원금 회복하려면 +900%가 필요하다.
이게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실제로 SOXL에서 -80%까지 경험하고 5년이 지나서야 수익 구간에 들어선 사례도 있었다. 5년이다.
그 5년 동안 멘탈이 온전할 수 있을까?
자신 없다고 생각한다.
저점 매수 전략, 말처럼 쉽지 않다.
저점에서만 사면 되잖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맞는 말이다. 저점에서만 2~3번 잘 잡으면 수십억도 가능하다.

근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미래를 아는 사람은 없다. 지금 이 가격이 저점인지, 아니면 더 내려갈 시작점인지는 떨어진 다음에야 알 수 있다.
과거 차트를 보면 항상 여기서 사면 됐네가 보인다. 근데 그 시점에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때는 뉴스가 다 무섭고, 다들 더 떨어진다고 하고, 계좌는 이미 빨갛게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저점 매수는 전략이 아니라 결과를 놓고 하는 말이라 본다.
레버리지로 수익을 내다 보면 어느 순간 계좌가 꽤 커져 있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11억이 됐다고 해보자.
기분 좋다.
근데 그다음 날 조정이 오면 어떻게 될까?
11억이 10억 되고, 이틀 후 8억이 된다.
3배 레버리지라 빠지는 속도가 일반 ETF의 세 배다.

그 순간 머릿속에는 온갖 계산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다음 주엔 5억 되는 거 아니야? 그냥 팔아야 하나? 더 기다려야 하나?
이 공포감이 레버리지 장투를 어렵게 만드는 핵심이라 생각한다.
숫자가 크면 클수록 흔들림도 크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대부분 잘못된 타이밍에 잘못된 결정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레버리지는 쓸모가 없는 걸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레버리지로 큰 수익을 낸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SOXL 사고팔기로 3000% 이상 수익을 낸 경우도 있었다.
2배 레버리지(SSO, QLD 등)는 지수 추종 성격이 강해서 장투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역사적 수익률로만 보면 QQQ보다 QLD, TQQQ가 높은 경우가 많았다.
포인트는 어떤 레버리지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쓰냐는 거다.
3배짜리 개별 업종 레버리지(SOXL처럼)를 전 재산 넣고 버티는 건 도박에 가깝다.
반면 폭락장에서 소액을 넣고 반등을 노리거나, 2배 지수 레버리지를 본주와 섞어서 일부만 운용하는 건 전략이 될 수 있다.
결국 레버리지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없는 크기로 쓰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도파민 이야기, 이게 진짜 무섭다.
레버리지를 오래 하다 보면 일반 주식이 심심해진다.
본주로 3% 올랐을 때 별 느낌이 없고, 레버리지로 10% 오를 때 짜릿함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조금씩 위험해진다고 본다.
뇌가 자극에 익숙해지면 더 큰 자극을 찾게 된다. 투자에서 이게 반복되면 리스크 감각이 무뎌진다.
이 정도는 괜찮지라는 생각이 늘어나고, 결국 한 번 크게 다치게 된다.
주식 투자가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변동성에 신경이 쓰인다면, 그건 이미 적정선을 넘은 거라 생각한다.
레버리지 장투가 절대 안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오르겠지 하고 들고 있는 건 위험하다. 특히 3배 레버리지는 하락 속도가 상상 이상이고,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감수할 수 있는 손실 범위를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소액으로 경험을 쌓는 것이 맞는 순서라 본다.
처음부터 큰돈을 넣고 버티면 되겠지는 결국 본인만 힘든 싸움이 된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실감하기 어렵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굳이 크게 다쳐보고 나서 알 필요는 없다.
남들의 경험에서 미리 배울 수 있다면 그게 훨씬 현명한 방법이다.
레버리지, 나쁜 도구가 아니다. 다만 내 그릇 크기를 먼저 알고 써야 하는 도구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입니다.